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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생각

길냥이..


태어나 보니 고양이었다..
오도카니 살기엔 날이 추웠다. 노란 세상은 수상하고 하루는 터무니없이 길었다. 꼬불쳐 둔 생선 한 마리 없이 겨울이 다가오는 중이다. 타고난 긴장 덕분에 지금껏 버텨왔지만, 앞으로 살아갈 일이 아득하다. 하지만 근심은 그때 뿐이다. 어차피 살아질 것이다. 세상에 널린 게 자동차이고, 모든 자동차 밑은 훌륭한 은신처이다. 쓰레기 봉지 뒤지는 기술만 익히면 평생 굶지는 않을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달겨드는 적대적 인간이 말썽이지만, 친하게 지낼 생각 없으니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어쩌랴. 태어나 보니 고양이었고, 정신 차려 보니 혼자였다. 다만, 버텨야 할 시간들이 버거울 뿐이다. 욕심인 줄은 알지만, 오늘따라 따뜻한 우유 한 잔이 땡긴다.  
그나저나 엄마는 어떻게 됐을까? 그리움은 아니다. 기억나지 않는 것들은 그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