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백만 년 전 사춘기였을 때부터 내 입에 늘 붙어다녔던 말..
"뭐 재밌는 일 없을까?"
지금도 마찬가지다. 사람들 틈에 둘러 쌓여 있을 때도 일에 파뭍혀 코만 간신히 내놓고 근근히 숨을 쉬며 살아갈 때도
여행을 갔을 때도 친구들과 놀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술에 취해 비틀거릴 때도..
난 항상 내 앞에 놓여진 상황을 외면하고 다른 뭔가를 찾아 헤맸다. 그게 문제였던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지 않고 늘 두리번 거리며 다른 뭔가를 모색하는 산만하기 짝이 없는 삶의 자세..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흐리멍텅한 결과물로 남은 게 지금의 나이다.

노오란老烏卵... 늙은 까마귀 알...
알에서 깨어나지도 못한채 늙어버린 한심한 생명체. 나가봤자 환영받지 못하는 못생긴 까마귀 신세인데..
그냥 이 안이 편할지도 모른다는 안일한 생각에 얇은 껍질 속에 웅크리고 앉아 바깥 세상을 그저 꿈꾸기만 하는
겁많고 게으르고 소심한 핏덩어리.
이제 다시 알을 깨려는 노력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알에서 빠져 나와 툴툴 털고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다면.. 그래, 너무 늦었는지도 모르지만 충분히 시도해 볼만한 일이다.
껍질에 손을 갖다대고 힘껏 밀다 보면 우드득 우드득 온몸의 관절이 비명을 질러대겠지만,
그렇다고 더 지체하면 이대로 굳어버려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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