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노란 생각 | 88 ARTICLE FOUND

  1. 2018.05.03 똥보다 방귀..
  2. 2017.11.09 스냅..
  3. 2017.09.12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4. 2017.02.05 고물..
  5. 2017.01.28 기다리지 말 것..
  6. 2015.12.27 어느 날 문득 찾아 헤매던 비밀통로를 발견했다..
  7. 2015.11.25 길냥이..
  8. 2015.08.23 구해줬어야 했나?
  9. 2014.11.29 반려나무...
  10. 2014.10.07 나는 너, 너는 나..


왕이 밥상에 똥을 쌌다.
어쩌다 실수로 싼 게 아니라
밥상이 들어올 때마다 습관적으로 쌌다.
더러운 냄새에 화가 난 광대는 
왕이 똥 싸는 짓을 멈출 때까지
말할 때마다 방귀를 뀌기로 했다.
백성들은 말할 때마다 방귀를 뀌는
광대의 희안한 능력에 열광했다.
하지만 왕의 똥을 된장이라 믿는 신하들과
왕과 함께 똥 싸는 재미에 빠진 왕족들은
일제히 광대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광대의 방귀를 따라하던 추종자들은
그들의 비난을 비난하며 일제히 방귀를 뀌어댔고,
광대의 방귀를 시샘하던 마술사들은
말하는 동안 트림을 하는 희안한 능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기도 전에 백성들은 
더 희안한 능력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신하들은 방귀금지법을 만들어
방귀뀌는 광대들을 잡아들였으며,
왕과 그 일가의 똥은 온 천지에 쌓여
오래오래 질퍽거렸다.








적용 문제
1. 광대가 말할 때마다 방귀를 뀐 이유는 무엇인가요?
2. 신하와 왕족들이 입을 모아 광대를 비난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3. 이 글에 나타난 백성들의 특성에 대하여 친구들과 토론해 보세요.
4. 왕이 밥상에 똥을 못싸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각자의 처지를 고려하여 100자 내외로 적어 보세요.


스냅..

노란 생각 2017.11.09 22:51



▼ 제일 공평한 공부는 하늘을 보는 것.. 



▼ 누구나 고개만 쳐들면 시작할 수 있으니까.



▼ 하늘 아래 모두가 고만고만하다는 것만 인정하면...

 


▼ 살아가는 게 그렇게 힘겹지 않을 수도 있다.



▼ 나이가 들면 시간의 흐름을 감지하는 센서의 성능이 급격하게 좋아진다.

정수리 어디쯤에 있는 이 센서는 주위의 색, 온도, 습도, 몸 상태 등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시간의 속도를 파악한 후 심장 박동의 형태로 알린다.



▼ 어제는 심장이 급격하게 뛰어 길 모퉁이에 한참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시간이 현기증 날 정도로 빠르게 흐르고 있다. 서 있기 힘들 정도로...



▼ 내가 흔들리는 게 아니다. 내가 소리를 내는 것도 아니다. 

지금 여기에 바람이 지나가고 있을 뿐이다.



▼ 푸석푸석 늙어버려서 햇살을 받아도 더이상 자라지 않는다.

멈춘 게 아니다. 아직 여기에 따뜻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 천천히.. 그리고 최대한 견고하게..



▼ 대부분의 경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아무것도 하지 않게 내버려 두질 않는다. 



▼ 대부분의 생명체는 배 채우고 몸 누일 곳만 있으면 행복하다. 

오로지 인류만 (깨달음을 얻은 극소수를 빼고는) 이 사실을 모른다.





1. 날이 저문다. 오늘, 미친듯이 파고들고 싶은 대상을 찾았다. 짐을 쌀까 3초 정도 고민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다. 날이 저물면 끝이다. 나는 구르던 방향으로 계속 굴러야 하고, 멈추거나 방향을 바꿀 수 없다는 게 통설이다. 그게 제일 슬프다. 


2. 언제나 그렇듯이 가슴 뛰고 폼 나는 일은 좀 더 싱싱한 아이들의 몫이다. 그게 제일 짜증난다. 


3. 나도 싱싱한 시간이 있었다. 그때 난 골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못생긴 세상에 슬퍼하고 짜증내면서... 그게 제일 후회된다.      



가슴 뛰지 않는 일에 낭비할 시간 따위는 없다. 기타 등등에 한눈 팔지 말고 곧바로 핵심에 도달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우선순위에 올리고 지루한 일은 시간 많은 젊은 애들에게 미뤄야 한다. 취하지 말고 의미 없는 말을 줄이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털어내야 한다. 조바심이 아니라 자각이다. 나는 있고 싶은 곳에 있을 자유가 있고, 내 앞에 놓인 시간의 주인은 나이다.




고물..

노란 생각 2017.02.05 19:56


새것일수록 각광받는 요즘 세상, 나이들수록 근사해지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가장 쉬운 길은 내 자리에서 내 빛깔을 유지하며 주위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천천히 희미해져 가는 것... 부디 욕심 부리다 처치곤란 고물단지 신세는 되지 말기를..








기다리는 것만큼 사람을 지치게 하는 일은 없다. 소파에 길게 누워 기다리더라도 진이 빠진다. 

하물며 온 몸과 온 마음을 기울여 기다리다 보면 정수리로 체내의 수분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진다. 

하루 종일 기다리면 얼굴이 푸석거리고 일주일을 기다리면 몸살이 나고 한달을 기다리면 늙어버린다. 

그렇게 일년을 꼼짝 않고 기다리면.. 먼지가 되어 공기 중에 부서질 수도 있다. 


곱게 오래오래 살려면 기다리지 않는 내공을 쌓아야 한다. 

별 거 아니다. 기다리든 기다리지 않든 다음 시간은 흐르듯 와서 차곡차곡 쌓인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그건 마치 "나는 맛있고 싱싱한 횟감이에요!"라고 목놓아 외치는 도다리 꼴이다. 나를 남에게 드러내기 위해 내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소진하는 것만큼 미련한 일은 없다. 나는 스스로 충만하고 홀로 완전해야 한다. 나는 나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외부로부터 침범 당하지 않도록 견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오도카니 내 앞에 놓인 삶을 응시한다. 



의심하지 말고..

만두를 판다는 건 위장이고, 사실 이곳에서는 구름을 밀제조하고 있다. 알다시피 서울경기 지역의 구름은 당인리에 있는 국영 공장에서 만들어 무상으로 배포하고 있는데, 일부 까탈스런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만한 때깔 좋은 구름을 소량 맞춤 제작하여 거실 창밖에 널어 놓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행정당국의 감시를 피해 구름을 밀제조하고 있는 업체는 서울에만 이십여 군데 성업중이며, 최근에는 중국산 구름도 대량 유통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지만..

사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멀미가 날 지경이다. 노란 조명 아래 가지런히 놓여 있는 물건들을 보면 맥박이 빨라지고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 버리며 자연스럽게 발길이 그쪽을 향하게 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건 백화점이나 구멍가게나 다를 바 없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고, 도시의 회색 공기에 포함된 리타피카즘(Litapicasm)이라는 성분을 들이마시면서 심해졌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도 있지만, 이 증상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숫자를 생각하면 마냥 방치해 둘 일은 아니다.       



 
언제든 출발할 수 있도록..

따지고 보면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적어도 삼 년에 한 번씩은 찾아왔다. 그 중 몇 번은 떠날 마음을 먹고 짐을 싼 적도 있다. 그때 과감히 출발하지 못한 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였다. 난 가볍지 않고 겁이 많으며 아무런 무기도 들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가고자 하는 곳이 어디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지금 당장 해야할 일은 다이어트, 내공증진, 무기제조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시급한 일은 방향설정이다. 
  


 
떠나기 전에 돌아갈 곳을 폭파시킨 후..

타인의 침략은 성을 높게 쌓으면 얼추 막을 수 있다. 그런데 매번 나를 공략하는 건 내 안에 형성된 전쟁터를 낮은 포복으로 기어다니는 작고 못생긴 자아이다. 이 집요하고 잔인한 녀석은 익숙해진 난장판을 벗어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내가 운좋게 탈출에 성공이라도 하면 즉시 수완 좋은 추노꾼이 되어 어설프게 숨은 나를 찾아내고 목덜미를 잡아 다시 제자리로 끌고간다. 그러니까 떠나기 전에 이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번 제자리이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찾아 헤매던 비밀통로를 발견했다. 퇴근 후 만날 사람이 있어 양화대교를 건너다 우연히 마주쳤다. 이런 순간을 오래 전부터 기다려 왔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차를 세운 후 통로를 향해 걸어갔다. 내일 오전에는  일정이 늦어지는 저자에게 독촉 메일을 보내야 하고, 오후에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위한 미팅이 잡혀 있다. 오늘이 가기 전에 이번 주 생활비를 이체해야 하고, 집 앞 세탁소에 맡긴 청바지도 찾아야 한다. 아, 그보다 오늘 만나기로 한 사람에게 양해 문자라도 보내야 할 텐데...       



길냥이..

노란 생각 2015.11.25 02:12


태어나 보니 고양이었다..

오도카니 살기엔 날이 추웠다. 노란 세상은 수상하고 하루는 터무니없이 길었다. 꼬불쳐 둔 생선 한 마리 없이 겨울이 다가오는 중이다. 타고난 긴장 덕분에 지금껏 버텨왔지만, 앞으로 살아갈 일이 아득하다. 하지만 근심은 그때 뿐이다. 어차피 살아질 것이다. 세상에 널린 게 자동차이고, 모든 자동차 밑은 훌륭한 은신처이다. 쓰레기 봉지 뒤지는 기술만 익히면 평생 굶지는 않을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달겨드는 적대적 인간이 말썽이지만, 친하게 지낼 생각 없으니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어쩌랴. 태어나 보니 고양이었고, 정신 차려 보니 혼자였다. 다만, 버텨야 할 시간들이 버거울 뿐이다. 욕심인 줄은 알지만, 오늘따라 따뜻한 우유 한 잔이 땡긴다.  

그나저나 엄마는 어떻게 됐을까? 그리움은 아니다. 기억나지 않는 것들은 그립지 않다. 





날 원망하진 않았겠지?

형광등 박스 안에 들어간 파리가 세 시간째 웽웽거리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제 발로, 아니 제 날개로 날아들어간 길을 못찾는 미련한 생물이라고 혀를 차다가도 괜히 동질감 비슷한 감정이 들어 신경 쓰인다. 박스를 열어 구해줄까 세 시간째 고민 중인데, 그 또한 주제 넘은 간섭인 것 같아 망설이고만 있다. 예기치 못한 파리채에 맞아 박살나는 것보다는 헛된 희망이라도 품고 날개짓하다 생을 마치는 게 좀 더 나은 삶 아닐까? 결국 자리를 피해주기 위해 불 끄고 밖으로 나와 거실에서 잠을 청한다. 




반려나무...

노란 생각 2014.11.29 03:06

나는 동물보다는 식물에 더 동질감을 느끼고 교감도 깊은 편이다. 인간의 좋은 친구이기 때문에 개를 먹으면 안 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면 내 입장에서는 식물 역시 먹으면 안 된다. 물론 배추나 깻잎을 보며 친구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꽤 오랫동안 사귄 나무가 최소한 인간 친구보다 많다. 한강 둔치에 서 있는 아래 나무 역시 사귄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첫눈에 반해 꾸준히 찾고 있는 친구 중 하나이다. 






안녕! 난 니 뱃속에 있는 똥이야.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아직 니 일부라고 할 수 있지. 손가락이나 눈알이 니 일부이듯이... 


물론 내일 아침에는 너를 벗어나게 될 거야. 넌 몇 시간 동안 니 뱃속에 품고 있는 나를 생전 처음 보는 끔찍한 것인양 찌푸리며 흘깃 살펴보고 미련없이 흘려보내겠지. 사실 좀 억울해. 난 니 뱃속에 들어가기 전에는 사과의 일부였고, 고등어의 일부였거든.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달게 익어가던 내가, 깊은 바닷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던 내가 어쩌다 니 뱃속에 들어가 이런 몰골이 됐는지... 


아니, 됐어. 너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해 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공치사 따위 듣고 싶지 않아. 그냥 나를 혐오스런 눈으로 쳐다보는 것만 참아줬으면 해. 비록 몇 시간이었지만 우리가 한몸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련하고 애틋한 마음이 들 수도 있지 않을까? 뭐 그렇다고 뜨거운 포옹 같은 걸 기대하는 건 아냐. 지금은 내가 니 안에 있어 안아주는 게 불가능할 테고, 내일이면 난 안기 힘든 상태일 테니까. 


혹시 말이야. 살아가다가 가끔 끝간 데 없는 허무에 빠지거나 도무지 남은 시간을 버텨낼 자신이 없어질 때면.. 포기하지 말고 나를 떠올려줬으면 해. 어찌 보면 너도 결국 나랑 같은 신세거든. 니가 지금 누구의 소화기관에서 양분을 제공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결국 언젠가는 그의 몸밖으로 배출될 거야. 그러면 더럽고 처치곤란한 존재로 전락하게 되겠지. 그러니까 잊지 말라고. 나는 너고, 너는 나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