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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생각

지독하게 우울한 동화


바람난 똥개처럼 킁킁거리면서 거리를 헤맨다... 건조한 햇살이 까끌거려서 걸을 때마다 진저리가 난다.


작년의 빛을 기억하지 못한다. 눈에 핏발이 서도록 힘을 주지만.. 결국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 올해와 비슷한 빛이었으리라.


포기하고 바스락거린다. 모두가 바스락거린다. 토끼 세 마리도 초록색 하마도 바스락거린다. 서로 비비적거리다 부서진다.



말라붙어서 흐르지 않는다. 아플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손톱으로 긁어서 떼어내고.. 로션을 바른다.  



아파? 안 아파? 이래도 안 아파? 정말 이래도 안 아파?
정수리를 긁적거리며 노래를 부른다... 



시끄러... 이 나쁜 새끼... 물고기나 잡아. 저녁 굶을 거야? 노래는 개뿔.. 겨울 오면 어쩌려구 벌써 이 엄살이야?



갈 길이 먼데..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다들 어디론가 가 버렸다.... 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처음부터 아무도 없었다.



여름을 지나왔다고 믿는 것은.. 무슨 근거에서일까? 내가 살아있음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혹시 이 밑에..



내가 누워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