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란 생각

담배 한 개비..

 

1. 1년 8760시간 중 딱 1시간 정도 담배가 땡긴다. 오늘 오후 3시가 바로 그 시점이었다. 참을까 하다가 영업팀 이부장에게 담배 한 개비를 얻어 회사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다. 아무도 없는 흡연실에 구겨져 앉아 담배를 피워 물었다. 열려 있는 창으로 구름이 한가득이다. 내가 뱉은 담배 연기가 가당치도 않게 구름과 어우러졌다. 오랜만에 어지러웠다. 

 

2.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 뛰려고 하면 자빠지고 쉬려고 하면 밀어댄다. 갖고 싶은 것들은 철벽같은 쇼윈도 안에 놓여 있고 내 주위엔 쓸모없는 잡동사니만 넘쳐난다. 마음에 드는 사람은 꼭꼭 숨고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은 똥파리처럼 달려드는데 천성이 어눌해서 욕도 제대로 못한다. 세상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다. 따지고 들면 어지러울 수밖에 없다. 

 

3. 후회는 하지 않는다. 1년에 딱 한 개비 담배를 핀다고 해서 없던 암이 갑자기 생기지는 않을 테니까. 시간이 흐르면 손가락 끝에 남아 있는 담배 냄새도 말끔하게 사라질 것이다.

 

4. 세상은 거지같지만, 영원하지 않다. 담배 한 개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