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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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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가을, 닫혔던 문이 열려도... 가을이 지나고.. 시린 겨울도 어느덧 끝나간다. 이 영화를 예매하면서 한참을 망설였던 건 전적으로 이 영화 마케팅 책임자의 탓이다. 영화의 미덕은 교묘하게 가리고, 생뚱맞은 카피와 이미지들을 전면에 내세워서 그저그런.. 사랑 영화인 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선택했던 건 교감과 소통에 초점을 맞춘 한 평론가의 글을 읽고, 살짝 호기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텅 빈 탕웨이의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트위터 이웃의 글에도 영향을 받았다. 이분들의 안목이 맞다면, 소통의 문제로 심각한 슬럼프에 빠져 있는 나로서는 충분히 희망을 가져볼 만한 영화 아닌가. 그리고 그 기대는.. 영화를 본 후 목구멍까지 뿌듯하게 채워졌다. 정말 오래간만에 만난 섬세하고 아름다운 영화... "하루 동안 펼쳐지..
퀸스헤드, 살짝 벗어나서 쉼호흡하기... 잘 지내고 있어요?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도 그저그런 시간들이 무한반복되고 있지 않나요? 그래서 혹시 맥주가 땡긴다면.. 같이 갈래요? 퀸스헤드.. 쌉싸름한 하우스 맥주가 목구멍을 넘어가면 정신이 번쩍 들면서 명치 끝에 모인 일상의 찌꺼기들이 꼴깍 넘어가 버릴 수도 있어요. 안주는 너무 집어먹지 말구요. 소시지 몇 조각이면 충분하죠. 세상에 씹을 건 많으니까요. 기분이 풀렸다면.. 클럽 에반스에 음악 들으러 가요. 병맥주 하나 앞에 놓고.. 선율에 몸을 맡겨요. 옆사람 신경쓰지 말구요. 드럼을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치면.. 어디든 살짝 메모해 놓으세요. 지금의 가슴두근거림을 언제든 펼쳐 볼 수 있게.. 기억 나지 않아도 상관 없어요. 심장이 뛰고 있음을 확인했고.. 시간이 흐물흐물 녹아들어 내 안 어..
마포 산동만두, 만두로 행복해질 수 있다면... 인터넷을 헤매다가 마포에 숨어있던 보석같은 만두집을 발견하고, 만두를 좋아하는 친구 하나를 떠올리고, 그 날로 바로 그 친구를 데려가 만두를 사 주고, 행복한 금요일이라는 공치사를 듣고... 제대로 사는 게 어쩌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희망찬 생각을 하게 되고...
조립식 장난감 만들기... 아주 오래 전 내 유일한 취미는 조립식 장난감 만들기였다. 초등학교 6년 내내 계속된 이 취미에.. 돈도 꽤 들였고, 어린이날, 생일, 크리스마스 등 모든 선물을 받는 날에는 당연히 조립식 장난감을 받아냈다. 탱크, 비행기, 배, 군인시리즈, 로봇..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만들었는데 남아 있는 물건은 단 하나도 없다. 살아가는 데 보탬을 준 것도 없고, 인격 형성에 일조를 한 것 같지도 않다. 쪼그리고 앉아 꼼지락꼼지락 뭔가를 하는 습관이나 생겼을까. 아무튼 결코 바람직한 취미는 아닌 것 같다. 이번에 과학팀 동료가 만들어 보라고 건네 준 건담... 아무 생각없이 맞추다 보니 예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가위로 조심스럽게 자르고, 칼로 깔끔하게 다듬고, 설명서 보면서 하나하나 끼워 맞추고..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럴듯한 수컷들의 세상... 더럽고 웃기는 세상을 재료로 참 맛깔나게도 버무려 놨다. 그래서 씁쓸하다.. 영화 전편에서 물씬 풍기는 남자 냄새.. 머리든 힘이든 권력이든 때로는 약점을 찾아 물고늘어지는 야비함이든.. 이 영화 속 세상에는 서로 잡아먹으려고 눈을 희번덕거리며 바쁘게 움직이는 수컷들만 그득하다.돌려서 말하는 미덕도 없고, 어설프게나마 비전을 제시하는 친절함 따위도 찾아볼 수 없다. 스트레이트를 퍽퍽 날리면서 들이대다가 아니다 싶으면 훌렁 벗어제끼고 넙쭉 엎드린다. 이런 수컷들의 방식이 만들어 내는 세상은 거칠고 정신 사납다. 그리고 살짝 매력적이다. 아, 이 매력은.. 엄밀히 말해서 최철기라는 수컷에 국한된다. 기세등등하던 사자의 캐릭터가 한순간에 똥개로 전락하는 순간, 괜객들이 동시에 혀를 끌끌 차더라. 이런 굴복을 ..
아직 버릴 게 많다... 어제까지 기본적으로 소지하고 다니는 물건의 목록은 다음과 같았다. 핸드폰, 지갑, 아이팟 + 이어폰... 물론 이 목록은 휴대하는 물건들이다. 가방 안에 넣어가지고 다니는 물건의 목록은 따로 있다. 항상 주머니마다 불룩하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주섬주섬 챙겨야 하는 잡다함... 약간 치료를 요하는 상태이긴 하지만, 일단 자체적으로 개선의 노력을 해 보기로 작정했다. 그리고 마침내.. 어제 갤럭시s용 지갑형 케이스를 장만함으로써 지갑과 아이폰을 휴대 목록에서 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상큼하게 이 한 덩어리만 들고 다닌다. 물론 가방은 따로 들어야 하지만.... 버리기 위해서까지 또 하나의 아이템을 소비해야 하는... 이 미련함... 그래도 개선은 개선이다. 지갑형 핸드폰 케이스는 헤링본 제품.. 카메..
루미녹스 시계... 루미녹스(LUMINOX) A.3051.BLACKOUT 차선책은 피하는 게 좋다. 좀 기다리더라도 원래 의도했던 짓을 하는 게 좋다. 그래야 후회하지 않는다. 근데.. 매번 결정적인 순간에 움츠러든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인내심 부족이다. 이 정도면 됐지 싶은 안일함도 문제이다. 꼭 이것저것 따지다가 차선책을 골라놓고 만족하지 못하고 아쉬워 하며 들고 다닌다. 이번에도 원래 갖고 싶었던 F-117 NIGHTHAWK 모델을 포기하고 1/3 가격인 비슷한 물건을 구입했다. 차라리 아예 다른 브랜드를 골랐거나 시계 없이 다니는 걸 택했다면.. 마음이 편했을 텐데.. 이건... 찰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ㅎㅎㅎ 그렇다고 된장남 취급은 하지 마시길.. 시계 얘기가 아니고.. 사는 얘기이다. 하찮은 시계도 이럴진..
맥북 프로, 10번째 맥... 군대 가기 전에는 컴퓨터란 게 베이직이란 난해한 언어로 이리저리 선 긋는 거 말고는 별로 할 게 없는 애물단지였는데 갔다오니까 다들 리포트를 컴퓨터로 작성해서 제출하더라. 뭔진 모르겠지만 필요하겠다 싶어 구입한 LC3... 윈도우랑 맥 시스템의 차이를 모르고 그냥 예쁘게 생겨서 구입한 첫 컴퓨터였다. 친구들이랑 데이타 호환이 안되고, 게임도 공유할 수 없을을 알게 된 후 무진장 후회했는데.. 후회도 잠깐, 그 후로도 9대의 맥을 더 구입했다. 처음으로 맥을 구입한지 15년이 지난 2010년 7월 20일... 아이폰 앱 개발 공부를 위해 또 맥북 구입... 핑계는 그럴듯한데 계속 장난감으로 사용 중.. 반성 요망! 13inch MacBook Pro(MC374KH/A) 두께 2.41cm, 가로 32.5cm,..
우리 카페나 할까? 각자 다른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던 네 남자가 뭉쳐 카페를 내기까지의 과정을 엮은 책... 만남에서 창업, 운영, 카페의 공간 배치, 메뉴판, 마케팅과 홍보, 음악, 자금 관리, 업무 매뉴얼까지 상세하게 공개했다. “사는 게 재미없어.” 언젠가부터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맥이 확 빠져버리는 이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건 아닌지? 하지만 당신에게도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던 시절은 있었고 당신은 여전히 젊다. 주위를 둘러 보자. 인생의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나서는 길에 길동무를 해줄 사람들을 찾아보라. 그리고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해 보자. ‘카페나 한번 해볼까’라고 혼잣말을 하던 당신에게도 나만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생겨날 것이다. 책을 읽는 중에 호기심이 들어 홍대 앞의 비하인드..
3 Alley Pub (세골목집)
리스본행 야간열차...
이어폰 교체기, 그러니까 이어폰 지랄..
광화문 나무가 있는 집...
꿈꾸는 책들의 도시...
비 오는 날, 이태원을 헤매다...
의형제.. 이런 영화가 나와 버렸습니다. 분단, 간첩, 국정원.. 지금까지 수도 없이 다루어졌던 식상한 소재인데 이 영화에서는 뭔가 좀 다른 색깔이 입혀졌습니다. 피를 나눈 가족도 아니고, 안타까운 사랑도 아닙니다. 이데올로기는 그림자로만 찾아볼 수 있고, 그냥 남자들끼리의 우정이 큰 흐름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과 사람이 강조되고, 몸과 몸이 부딪치고, 각자의 이해 관계가 얽힙니다. 지금까지 큰 줄기를 그리느라 가려졌던 가지들이 살아납니다. 장훈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에서 처음 메가폰을 잡았는데, 이 첫 영화도 예사롭지 않았죠. 무리스러워 보이는 영화를 무리스럽지 않게 끌고 나가는.. 뚝심 있는 감독인 것 같습니다. 배우들의 감정선을 잘 잡아 흐름을 타는 데에도 능숙하고, 어느 순간 덩어리를 생짜로 툭 던져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