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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여행

뉴욕 여행기 07-2 [볼링 그린]



아메리칸 인디언 박물관.. 엄청난 인디언 문화 유산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지만.. 악어의 눈물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비도 피할 겸 들어가서 잠깐 보고 나옴.. 왠지 친근한 느낌이 드는 유물들과 함께 인디언 후손 작가들의 현대 미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음. 쾌적한 공간에 볼 것은 많고 관람객은 적고... 게다가 무료 관람...



아메리칸 인디언 박물관 앞.. 18세기에 잔디밭이었던 이곳에서 볼링 게임이 많이 열렸다고 해서 볼링 그린이라고 불림..


뉴욕의 주요 관광 명소를 운행하는 투어 버스.. 1일 티켓을 사면 구간 내에서는 횟수에 상관없이 마음대로 타고 내릴 수 있음... 44달러! 좀 비싸지만 날씨 좋은 날 버스 2층에 올라 핵심 명소만 또박또박 챙겨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음. 


차징 불... 1987년 12월 15일 미국 증시가 폭락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이탈리아 조각가 아투로 디 모디카가 강세장을 '불 마켓'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뉴욕 증권 거래소 앞에 몰래 설치한 황소 브론즈 상.. 불법 설치물이지만 시민들이 너무 좋아해서 철거하지 않고 이곳으로 옮겨 뉴욕을 대표하는 상징물 중 하나가 되었다고..  


몸을 뒤로 잔뜩 당긴 모습이.. 지금이라도 박차고 달리기 시작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 같음.. 호전적인 미국인들이 이 녀석을 좋아하는 건 당연해 보임.. 호전적인 미국인 말고도 이 황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또 있었으니..   


이 황소의 탐스런 거시기를 만지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을 믿고.. 멀쩡한 아가씨들이 줄을 길게 서서 한결같은 포즈로 기념 촬영을 한다.  그 부분만 번질번질 닳아 밝은 황금색으로 변했을 정도.. 거참.. 좀 안쓰럽네.


트리니티 교회.. 뉴욕에서 제일 오래된 교회.. 영국 성공회 소속으로, 1697년 영국 왕 윌리엄 3세에게 설립 승인을 받아 건축되었으며, 1776년 뉴욕 대화재 때 소실되었다가 1846년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축되었다고 한다.  


실내에 들어가 잠깐 앉아서 휴식.. 나도 모르게 경건해지고 저절로 손이 모아지는 분위기.. 


트리니티 묘지
.. 증기선을 발명한 로버트 풀턴과 뉴욕 최초의 신문을 만든 윌리엄 브래포드 2세 등이 여기 잠들어 있음.. 그야말로 세계에서 제일 비싼 땅위에 자리잡은 묘지!


트리니티 교회 앞 골목은 월 스트리트.. 극과 극이 묘하게 조화를 이룸. 아니,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조합일 수도.. 여행할 때는 자꾸 삐딱해지지 말아야 하는데.. 


이 좁은 골목이 세계 경제의 중심!! 지극히 평온해 보이는데, 이 낡은 건물들 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페더럴 홀 내셔널 메모리얼.. 조지 워싱턴이 대통령 취임 연설을 한 장소.. 뉴욕 시청사, 연방정부 청사를 거쳐 지금은 인포메이션 센터 및 조지 워싱턴 갤러리로 사용되고 있다고..    


1903년부터 증권을 거래해 온 뉴욕 증권거래소... 건물의 외양만 봐서는 다이내믹하게 소리지르며 거래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음.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은데, 911 테러 이후 주식 거래 장면을 볼 수 있는 투어가 없어졌다고...


이번 여행 중에 제일 낯설고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느껴진 지역.. 왠지 외계인들이 밀집해서 살고 있을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