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노란 생각 2019.02.05 00:25


온몸에 힘을 빼고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 상태에서 시간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구석구석 흐르게 내버려 둡니다. 햇살이 있으면 좋고 비가 와도 상관 없습니다.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는 기술입니다. 정수리에도 어깨 위에도 심장에도 뭐 하나 올려져 있으면 곤란합니다. 가만가만 조용히 숨을 쉬고 그 호흡에 자신을 얹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슬쩍, 마치 늘상 하는 행동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호흡과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잘 안 되더라도 조바심 내지 마세요. 이 단계까지 가는 데 1년 넘게 걸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 안 되는 사람들도 꽤 됩니다. 호흡을 타고 조심스럽게 조금씩 떠올라 상승하다 보면 어느 순간 우주 깊숙한 곳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게 됩니다. 나는 미세한 존재이지만 의미 있게 반짝이고, 많이 지쳤지만 바스러질 정도는 아닙니다. 그렇게 끄덕이며 지켜보는 동안 어느새 나를 수용할 준비가 됩니다. 나는 나를 위해 기도하고 나를 꿈꾸며 나를 사랑합니다. 멀리 있던 내가 점점 강한 빛을 내뿜으며 커지다가 유성처럼 내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면 잠시 그대로 모든 것을 멈춥니다. 이때 모든 감각이 생생하게 열립니다. 피부에 와 닿는 햇빛이나 빗소리가 나의 연착륙을 돕습니다. 이제 나는 여기 있습니다. 말끔하게 충전되었고 다시 살아갈 준비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