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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여행

뉴욕 여행기 14-1 [미드타운]

부푼 가슴으로 비행기에 오른 게 몇 시간 전인 것 같은데.. 어느덧 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오늘은 혼자 뉴욕을 헤매는 마지막 날, 꼭 봐야 하는데 놓친 곳은 없는지.. 보긴 봤는데 미진한 구석은 없는지..
심사숙고 끝에 전망대에 오르기로 결정했다. 열흘 가까이 헤매고 돌아다닌 길들을 총체적으로 내려다 보고
머리가 아닌 가슴에 담고 싶다는.. 다소 감성적인 의도랄까.   


오늘도 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브로드웨를 타고 터벅터벅 걸어 올라왔다.
올라오는 길에 지난 번에 들릴려다 휴관이어서 지나쳤던 국제사진센터에 들어가 맛있는 커피와 함께 사진들을 감상...


지나가는 길에 발견한 공공미술.. 짐 다인의 <애비뉴를 바라보며>라는 작품, <밀로의 비너스>를 재해석한 작품이란다.


아트디자인박물관.. 여기도 지난 번에 시간에 쫓겨 못 본 곳... 원래는 모마 맞은편에 있었는데 컬럼버스 서클쪽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 오픈했다고 한다. 관람료는 15달러.. 아깝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모마보다 이쪽이 더 취향에 맞는 것 같다는.. 
목요일 6시부터 9시까지는 Pay-What-You-Wish다.. 뉴욕의 박물관이나 미술관 중에는 이런 곳이 많으니
경비를 줄이고 싶으면 자세한 정보를 알아보고 방문하시길..


타임워너 빌딩.. 여기도 지난 번엔 그냥 지나쳤던 곳.. 오늘은 gogo! 


입구에 있는 남녀 조각상.. 여자 조각상은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지나쳤는데..


남자 조각상은.. 민망하게도 특정 부위의 칠이 벗겨져 황금색을 드러내고 있다.
볼링 그린의 황소처럼 수난을 당했을 아저씨... 불현듯 연민이 밀려든다.   

어쩐지 낯이 익다 싶었는데.. 페르난도 보테로의 <아담과 이브>라는 작품.. 이 사람 조각도 했었군.



2층에 올라가 내려다 본 1층 로비... 지하에 있는 홀푸드마켓도 보인다. 오늘 점심은 저기서 해결해야지..



4층에 있는 삼성관.. 시설이나 서비스 면에서 근처에 있는 애플스토어를 압도한다. 근데.. 왜 사람이 없을까?
애플스토어는 24시간 내내 북적대는데..



진열된 텔레비전의 두께를 보고 깜짝 놀랐다. 기술의 힘이 결국 여기까지 왔구나. 아이패드 두께의 대형 텔레비전이라니..
한국 기업의 제품이라서 특별히 놀라준 게 아니라.. 이곳을 찾은 외국인들의 반응도.. 똑같다. 허걱!  



근데...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흡인력.. 아닐까?
기존 제품을 더 선명하게, 더 얇게, 더 정밀하게 만들어 내는 기술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는 있어도 끌어들이지는 못한다.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조합, 혁신... 단순히 제품의 사용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제품으로 인해 생활과 문화가 
송두리째 바뀔 수 있는 힘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서 나온다.

거실에 저 텔레비전 놓으면 괜찮겠네... 이건 머리에서 나오는 거고.. 
아이패드 때문에 비행기 타고 뉴욕까지 날아왔어... 이건 가슴에서 나오는 거다.
 
그러니까 중요한 건 스펙이 아니라.. 마인드!
지금 삼성에 필요한 건.. 노련한 숙련공이 아닌 꿈꿀줄 아는 마법사! 



외국에 나가면 다들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맞나 보다. 생전 안하던 삼성 걱정까지 해 주고..
아무튼.. 그 정도로 잡념을 접고 지하로 내려와 점심 도시락 구입...



뉴욕에서 꼭 해보고 싶었던 짓 중에 하나..
홀푸드마켓에서 점심거리를 사서 센트럴파크에 앉아 오물오물 꺼내 먹는 것! 



점심거리 1 ... 스시
뉴욕에 와서 스시 참 많이 먹었는데.. 먹을 때마다 느끼는 건 회가 흐물흐물 씹는 맛이 부족하다는 점..
우리나라 쫄탱쫄탱한 초밥이 생각난다.



점심거리 2 ... 생크림이 듬뿍 얹어진 컵케이크
이거.. 진짜 맛있다. 보기엔 살찌는 음식 같지만... 이래봬도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품이다.
무... 물론 초밥을 안 먹고 이것만 먹었어야 다이어트 효과가 있겠지만...



그건 그렇고 이제 안녕이구나.. 센트럴 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