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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여행

자전거는 삐걱, 허벅지는 삐그덕

정말 오래간만에 자전거를 끌고 집을 나섰다. 오죽하면 자전거 둔 곳을 찾지 못해 지하 1, 2, 3층을 헤매고 돌아다녔을까..
오늘의 목표는 하트 코스... 한강, 안양천, 양재천을 연결하는 찌그러진 하트 모양의 자전거 코스이다.
코스만 65km에 달하고, 집에서 한강까지 나가는 거리를 더하면 70km가 훌쩍 넘는 만만찮은 거리이다.  
그런데도 사전 정보 없이 씩씩하게 출발한 무식한 중년남.. 쯥... 정말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안양천에 접어들기 위해 성산대교를 넘는 중.. 시작은 호쾌했다. 바람은 상쾌하고.. 길도 수월한 편이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까짓.... 나중 일은 닥친 다음에 생각하자는... 덕분에 해가 없어서 오히려 좋았다.


안양천 구일역 근방에서 일행인 강대리를 만나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

그리고... 본격적으로
문제 발생 시작...

먼저, 아파트 주차장 한켠에 방치되어 있던 자전거가
그동안의 설움을 쏟아 놓는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어딘가 녹이 슬었는지 평소보다 훨씬 힘이 들어간다.
 
다음에는 몸이 삐그덕거리기 시작..
안장이 닿는 엉덩이 부분이 아우성을 치고, 
허벅지에 얼얼한 느낌이 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쥐까지 난다. 
 
그리고... 비까지 내리기 시작..
양재천에 들어서면서부터 후두둑 떨어지더니
한강에 진입한 이후에는 아예 쏟아진다.
비 맞으면서 라이딩을 해 본 경험이 없어서인지
몸이 백만 배 정도 더 무거워진다.
눈에 들어가는 빗물을 피하려고
땅만 보고 페달을 밟았더니..
나중에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꿈꾸는 듯한 경지에 도달...  

ㅎㅎ 엄살도 이 정도면 경지에 이르렀구만.
아무튼 출발한지 6시간만에 간신히 집에 도착.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그대로 쓰러져서
14시간 동안 깨어나지 못했다는...
 

아무튼,
이번에도 변변치 않은 동행 때문에
마음껏 달리지 못한 강대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에는 춘천까지 가 보자는... 
권유를 해 줘서 고마우이.   

헬스 1년 회원권 끊었으니까
부지런히 몸 만들어서 다음 출사 때는
민폐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음!!!

오늘 구른 자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