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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생각

그때 나는 뭐가 되고 싶었을까?


내가 다섯 살 때 부모님께서 녹취해 둔 기록에 의하면 이 무렵 내 꿈은 장군이었다. 장군이 뭐하는 사람인지 아느냐고 묻는 질문에 이 머리 큰 아이는 "소방차 타고 빵빵거리고 다니면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어머니께서는 이 다소 빗나간 대답에 크게 개의치 않으셨고, 웃으면서 착한 아들이라고 칭찬을 해 주셨다. 이후 나의 꿈은 영화배우, 영화 감독, 시나리오 작가를 거쳐 잠시 레코드 가게 주인에 머물렀다가 건축가를 지나 시인으로 옮겨 갔다. 대학 졸업하고 꿈과 전혀 상관 없이 요행을 바라며 무작위로 뿌린 이력서 중 걸려든 직장에서 일하면서 더이상 꿈을 꾸지 않게 되었다.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처럼... 

그런데 15년이 흐른 지금...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세파에 찌들고 꼬질꼬질 때가 묻긴 했지만, 꿈은 꿈이다. 그 사실이 중요하다. 멍하니 공상에 잠기는 시간이 많아졌고, 수첩에 들뜬 아이디어들이 빼곡하게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소중한 시간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덜렁대지 말고, 차분하게.. 차근차근 밟아 나가야 한다. 이렇게 나를 다시 숨쉬게 한 새로운 꿈은 바로....  DPS


폐광 수준의 서랍을 정리하다가 40년 전 사진을 발견했다.
머리가 무거워서 혼자 앉아 있는 것조차 힘겨워하던 가분수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