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것만큼 사람을 지치게 하는 일은 없다. 소파에 길게 누워 기다리더라도 진이 빠진다.
하물며 온 몸과 온 마음을 기울여 기다리다 보면 정수리로 체내의 수분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진다.
하루 종일 기다리면 얼굴이 푸석거리고 일주일을 기다리면 몸살이 나고 한달을 기다리면 늙어버린다.
그렇게 일년을 꼼짝 않고 기다리면.. 먼지가 되어 공기 중에 부서질 수도 있다.
곱게 오래오래 살려면 기다리지 않는 내공을 쌓아야 한다.
별 거 아니다. 기다리든 기다리지 않든 다음 시간은 흐르듯 와서 차곡차곡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