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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리뷰

우리 카페나 할까?

각자 다른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던 네 남자가 뭉쳐 카페를 내기까지의 과정을 엮은 책... 만남에서 창업, 운영, 카페의 공간 배치, 메뉴판, 마케팅과 홍보, 음악, 자금 관리, 업무 매뉴얼까지 상세하게 공개했다.

“사는 게 재미없어.” 언젠가부터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맥이 확 빠져버리는 이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건 아닌지? 하지만 당신에게도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던 시절은 있었고 당신은 여전히 젊다. 주위를 둘러 보자. 인생의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나서는 길에 길동무를 해줄 사람들을 찾아보라. 그리고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해 보자. ‘카페나 한번 해볼까’라고 혼잣말을 하던 당신에게도 나만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생겨날 것이다. <본문 중에서>

책을 읽는 중에 호기심이 들어 홍대 앞의 비하인드를 찾아가 봤다. 2002년 1월에 열었으니 벌써 8년이 흘렀나.. 기대를 잔뜩 하고 가서인지 좀 실망스러웠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어수선하고 깔끔하지 못하다. 책에서 보고 상상했던 분위기랑 너무 달라서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이 카페를 창업했던 분들이 이젠 다른 일에 빠져든 게 아닐까? 하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다. 

별 의미 없는 얘기지만, 지은이 중에 둘이 나와 나이가 같다. 8년 전에 난 사는 게 참 재미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참 줄기차게 재미없어 한 것 같다. 뭔가 바꿔보려는 시도는 안하고, 딩굴딩굴 시간이나 까먹으면서 재미없다.. 재미없다.. 만 주문처럼 읊조리고 있었던 한심함이라니...으~~ 한 대 쥐어박고 싶다.

요즘 눅눅한 회사 분위기 때문인지 부쩍 카페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서점에서 이 책을 골라 든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내가 카페를 하고 싶은 이유는 이 사람들이 카페를 시작한 이유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카페를 차려서 돈을 버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세상은 여전히 재미없고 오히려 더 힘겨워지겠지. 하지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짜내 소통하는 공간을 꾸미고, 창의적인 메뉴와 이벤트를 개발하는... 그 과정에서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당장 전업으로 차리기는 불가능하다. 머리 싸매고 말릴 사람들이 최소 다섯 명은 떠오른다. 조금씩 차근차근 철저하게 준비해서 은퇴한 후 차리는 건 괜찮겠지. 그때까지 괜찮다 싶은 카페 찾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부산하게 살피고 커피 맛도 신중하게 음미하고, 아이디어도 부지런히 메모해 두어야겠다.

“나중에 나랑 카페나 같이 해볼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