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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여행

뉴욕 여행기 10 [교회 가는 길]

일요일 오전.. 상쾌한 비가 내린다.
느지막히 일어나 침대 위에서 비비적거리다가 바지 주머니에 지갑 하나만 달랑 넣고 집을 나섰다.
어머니께서 교회에 꼭 가라고.. 신신당부를 하셔서.. 얼마 전에 봐 두었던 타임스퀘어 교회에 다녀올 생각이었다. 
오늘도 변함없이 시외 버스를 타고 맨해튼에 들어와 하느작거리며 타임스 스퀘어를 향해 걸었다.


이 길은 구석구석 얼마나 뒤지고 다녔는지.. 이젠 신촌이나 홍대 거리만큼 익숙한 느낌이 든다.  
오늘은 여행 책자도 없으니 하나하나 여유있게 살피면서 기억 속에 담아야지.
남들이 짜놓은 동선 따라 다니며 주입식 정보를 끼워 맞추는 틀에 박힌 여행보다는 이런 가벼운 발걸음이 좋잖아.  
지난 번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조형물들도 차분히 기웃거리고... 
근데 이건 패션센터를 상징하는 조각 같은데... 음..... 뭐랄까.... 역시 가이드북을 가져올 걸 그랬나.. - - ;;


빗방울이 조금씩 가늘어지더니.. 뿌연 안개비로 자리를 잡았다. 비에 촉촉히 젖은 타임스 스퀘어는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뮤지컬 할인 티켓을 끊으려고 줄을 선 관람객들..


뮤지컬 라이온킹을 공연하는 극장..
앞에 주차된 리무진 승용차에는 방금 영화에서 튀어나온듯한 거대한 흑인 운전사가 타고 있다.  
무심코 사진 찍다가 눈이 마주쳤는데.. ㅋㅋ 식은땀이 나더라는..  


뮤지컬 시카고를 공연하는 극장... 여유가 좀 있었으면 뮤지컬 보는 데 조금 더 투자를 하는 건데.. 아쉽다.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뉴욕시의 기념품들.. 이런 가게가 타임스퀘어에만 해도 꽤 많다. 
위치가 위치인 만큼 가게 대여료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비쌀 텐데.. 엄청난 대여료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팔리는 걸까?
솔직히 아무리 둘러 봐도 땡기는 물건은 별로 없다.


일요일 오전의 타임스 스퀘어는 나름 한적하다. 게다가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


그렇게 천천히 걸어서 교회에 도착.. 쭈뼛거리며 들어가니.. 안내하시는 분이 맨 앞자리로 안내한다.. - - ;;
교회 분위기는 예상 외로 엄숙..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록 빼곡하게 들어찬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긴 한데, 
앉아 있기 영 어색하다. 뻘쭘해서.. 아무래도 믿음이 부족한 게로군...  


예배 끝나고.. 허둥지둥 속세로 복귀..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는 토이저러스... 토이즈 아 어스라고 읽어야 한다는데,
일단 우리나라에는 토이저러스로 들어와 있으니까.. ^ ^ ;; 암튼 엄청난 규모의 장난감 백화점! 크기로 따지면 비교가 안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에 방문했던 파오 슈워츠가 훨씬 인상적이다. 파오는 꿈을 팔고.. 여기는 장난감을 파는 차이랄까..  


팔, 다리, 머리 몸통, 무기 등을 취향대로 따로 구입해서
원하는 모양의 로봇을 만들 수 있는 장난감..


각종 영화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도 빠짐없이 갖춰 놓았고..


역시 빠질 수 없는 레고로 만든... 자유의 여신상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크라이슬러 빌딩까지...



누군진 몰라도 참 애썼다.. 예전에 한참 레고 가지고 놀던 생각이 나네..
세계 각국의 건물들을 만들고 기념 촬영도 꼬박꼬박 했는데.. 그게 어딨더라.


지나가다 발견한 하드록카페.. 줄지어 지나가는 옐로캡 택시.. 갑자기 피곤이 밀려 든다..  


타임스 스퀘어를 뒤로 하고.. 휘청휘청 버스터미널로 직행..


이제 여긴 그만 와야지.. 피곤한 동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