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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리뷰

내가 나에게 준 생일 선물... 축하한다! 오래 살아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몽롱한 정신 상태로 수염을 깎다보면 상처 두세 개는 생기게 마련이고 남달리 이상한 각도로 자라는 털들이 많아 아침에 공들여 밀지 않으면 하루 종일 너저분한 상태로 지내야 했다. 전기 면도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했는데.. 근데 그게 엠피쓰리 플레이어나 디지탈 카메라 사는 거랑은 좀 다른 거 같다. 직접 써보지 않고는 성능을 전혀 알 수 없고, 어떤 게 나에게 맞는지 확인해 볼 길이 없다는 것.. 매장 가서 한 번 밀어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으로 사용기를 검색해 봤는데 다 천편일률적이고 제품 광고 같아서 신뢰가 가질 않는다. 면도기 사용기를 괜찮게 작성해서 올리면 경품을 주는 행사라도 했었나..
아무튼 고르고 골라서 결국 후보로 올린 제품이.. 브라운 760cc와 필립스 RQ1075..
절삭력은 브라운이 좋다는데, 가격이나 디자인은 필립스가 마음에 든다. 그렇게 후보만 골라 놓고 또 한참을 그냥 보냈다. 귀찮기도 하고.. 오랜 습관을 바꾸는 게 약간은 두렵기도 하고.. 그러던 어느 바람 세게 불던 날 신촌을 헤매다 문득 면도기 생각이 나서 현대백화점에 올라가 두 제품을 꼼꼼히 살펴봤다. 보기만 하고 구입은 인터넷으로 할 생각이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브라운 790cc를 덜컥 구입해 버렸다. 애초에 맘먹었던 760cc랑 거의 같은 모델인데 액정 디스플레이가 약간 다르고, 빨리 청소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모델.. 겨우 고 정도 기능 차이에 가격은 무려 6만원 넘게 차이 난다. 제정신이었으면 절대 이런 무모한 쇼핑을 하지 않았을 텐데... 판매원 아줌마의 상술도 대단했지만.. 그날 기분이 워낙 쭈글쭈글해서.. 나한테 뭔가 선물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잠시 이성을 잃었었다. 그래 가끔 그런 날도 있다. 
며칠 사용해 보니, 절삭력이 좋다는 리뷰는 틀린 말이 아니었다. 날 면도기로 깎는 것보다 오히려 깔끔하게 깎이는 게 마음에 든다. 근데 엄청 시끄럽고..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는 증상이 있다는 점, 휴대하기엔 좀 부담스럽다는 점... 전기 면도기는 한 달 정도 써 봐야 적응이 된다는 데 ... 이왕 샀으니 잘 활용해 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