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삼릉을 처음 찾았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숨이 쉬어졌다. 몇 개월만에 처음으로 허파에 신선한 공기가 들어왔다. 나무와 꽃, 하늘.. 모든 것이 내가 살아 있음을 새삼 실감하게 했다. 무덤에 들어갔다가 가까스로 세상에 복귀한 기분.. 중증 질환을 앓고 난 후 소소한 풍경에서 진한 감동을 느끼는 신비한 능력을 보유하게 된 걸까. 어찌됐건 그 후 파주삼릉은 내 인생스팟이 되었다. 비슷한 사례로는 아이유의 <러브포엠>, 아서 프랭크의 <아픈 몸을 살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