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틀에 땅콩 몇 알을 잘게 부셔 놓아 두었더니 새들이 찾아온다. 주로 직박구리와 박새..
대개는 먹이를 물고 황급히 날아가버리는데, 이 직박구리 녀석은 한참 머물면서 집안을 살폈다. 혹시 고마운 걸까?
"이봐, 다 먹었으면 그러고 있지 말고 얼른 가서 박씨나 물어오렴..."
"내가 가져온 박씨에서 뭐가 나올지 알고요?"
"니 다리를 부러뜨리지 않았는데, 설마 나쁜 게 나오겠어?"
"땅콩 몇 알에 금은보화를 기대하는 건 아니겠죠?"
"아이패드 프로 11 스페이스그레이 128GB 셀룰러 정도면 돼. 애플펜슬하고 매직키보드까지 포함이면 땡큐고."
"저기요. 전 제비가 아니라 직박구리거든요. 강남 갈 일 없으니 박씨 물어올 일도 없을 거에요."
"직박구리라.. 그럼 야동은 많이 가지고 있겠네."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