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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생각

POINT..

 

요즘 부쩍 집이 좁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긴 며칠 게으름 피우고 치우지 않으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읽고 있는 책에서 "남자는 책상에서 힘을 얻는다"는 구절을 발견하고 격하게 공감하며 인터넷 쇼핑몰에서 나에게 걸맞는 적당한 책상을 찾아봤는데, 구입해도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현실을 자각하고 접었다. 방마다 꽉꽉 차 있고, 벽마다 주렁주렁 걸려 있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좀 더 큰 집을 마련해야 할까? 적당한 집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80평 아파트에 살면 좀 넉넉해질까?

 

아무리 큰 공간이 있어도 어느 순간 다 채우고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 게 인간이다. 우리는 채우기 위해 살아간다. 도무지 비어있는 걸 견디지 못한다. 영역을 넓히기 위해 애쓰고 넓힌 영역을 채우기 위해 애쓰고... 끊임없이 애만 쓰다 끝나게 되는 이 악순환을 멈추려면 자족할 줄 알아야 한다. 치열하게 파고들어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아내야 하고, 끝까지 남겨야 할 중요한 것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고만고만한 열 개보다 제일 마음에 드는 하나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물건도 사람도...   

 

나에게 꼭 필요한 크기의 공간만 차지하고, 그 공간을 내가 신중히 선택한 것들로 채우며 살아가면.. 누가 뭐래도 충만한 인생이다.    

 

 

지나가다 나무에 걸린 새집만 보면 멈춰 서서 한동안 바라본다. 온 식구 몸 붙이고 앉으면 꽉 차는 크기, 웬만한 바람에도 끄떡없는 견고함.. 집이라는 공간의 본질이자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