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삼릉에 가면 입구 초입에 재실이 있다. 재실은 무덤이나 사당 옆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지은 집을 말한다. 무심코 문에 들어섰다가 놀라서 주저앉을 뻔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공간에 펼쳐진 다른 차원의 풍경.. 야광나무였다. 지독한 사랑에 빠진 남자가 어쩔 줄 모르고 끙끙 앓다가 마침내 머리가 폭발하는 순간 차가운 공기와 만나 그대로 굳어버린 모습이다. 나무 한 그루가 이렇게 압도적인 비주얼을 보여주는 경우는 흔치 않아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4월말에서 5월 중순까지 꽃이 핀다니, 잊지 않고 이 모습을 챙겨 보려면 캘린더에 미리 일정을 잡아 놓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