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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여행

홍콩 _ 둘째 날A

홍콩대학교.. THE에서 매년 발표하는 세계 대학 순위 2016년판에 따르면 홍콩대학교는 44위에 랭크되어 있다. 26위인 싱가폴 국립대학, 42위인 북경대학, 43위인 동경대학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네 번째이다. 참고로 서울대학교는 85위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100위권 안에 들어 있고, 포항공대와 카이스트, 성균관대학교가 200위권 안에 들어 있다. 

물론 대학을 평가해서 일렬로 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 기준이 얼마나 공정한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교육이 한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고, 특히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질은 그 나라의 미래뿐만 아니라 현재도 좌우한다는 걸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학의 방향을 잡는 일은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래서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을 살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필수이다. 어떤 대학을 살필지 결정하는 기준으로 순위를 활용하는 것 뿐이다.     

얘기가 좀 빗나갔는데, 사실 2009년 뉴욕에 갔을 때 컬럼비아 대학 교정에서 인생관의 일대 전환을 경험한 후 세계의 일류 대학들을 최대한 많이 가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아직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일년에 한 곳 정도는 꾸준히 방문하려고 노력 중이다. 작년 동경 출장 때 동경대에 다녀왔는데, 올해는 홍콩 출장의 기회가 생겼으니 당연히 홍콩대를 찾았다.         




홍콩대학은 상당히 높은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그래도 역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바로 교정에 진입할 수 있다. 내려갈 때 걸어보니, 이 엘리베이터가 없으면 등교에 상당한 차질이 있을 것 같다. 이렇게 홍콩에서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교통수단의 반열에 올라 있다.   




방학인데 사람들이 꽤 많다. 근데 대학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 부모와 함께 온 중고등학생들이다. 사실 이런 형태의 대학 탐방은 학생들의 꿈을 구체화시키고 동기를 유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혹시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맹자 어머니처럼 이사까지 가진 못하더라도 한 번쯤 아이 손 잡고 대학 비전 트립을 떠나보는 걸 고려해 보시길..   




구내 식당 앞에 있는 천안문 사태 관련 조형물..




구내식당.. 고민 끝에 선택한 메뉴 대실패!!! ㅠㅠ;;




책보다 문구류가 더 끌리는 구내서점..





홍콩대학출판사 서점..




여기저기 용감하게 들어가 기웃거렸지만.. 학생보다 관광객이 많고, 대부분의 건물이 문을 닫아 걸었으며, 박물관, 미술관은 오후 개장이란다. 학교가 텅 비어 있는 느낌이다. 결국 겉만 대충 훑고 돌아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그러니까.. 아무리 바빴어도 홍콩 오기 전에 준비를 좀 했어야 했다.   




학교에서 나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센트럴까지 도보여행.. 주거지역을 지나치는데.. 삐쭉삐쭉 솟은 아파트 내부가 궁금해졌다. 땅값이 워낙 비싸 손바닥만한 땅만 있어도 경쟁적으로 고층 빌딩을 세우다 보니 이렇게 됐나 본데.. 이건 뭐 보고만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힌다.   




숨이 턱턱 막히는 또 하나의 뷰.. 섬 전체가 경사가 급한 지형이다 보니 세로로 이어지는 길은 거의 이런 식이다. 이러니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같은 기묘한 이동 수단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겠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이런 장면이 끊임 없이 반복된다. 뭔가 더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정말 아무 것도 없이 계속... 하염없이... 쭈욱... 




낡은 에스컬레이터보다는 올라가는 동안 횡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거리와 매장들이 이 관광 명소의 진짜 묘미란다.  




어쩌다 보니 세 번째 점심.. 배가 고파 대충 골라 들어간 식당 Seirocco.. $267(HKD)




자세히 보지도 않고 런치 세트를 시켰는데, 생선 요리가 나왔다. 쓰읍... 이런 스타일 별로 안 좋아하는데.... 했다가 맛 보고 깜놀!! 천천히 야무지게 싹싹 긁어 먹음.     




디저트도 싹싹..




세 번의 시도 끝에 제대로 된 점심을 먹은 기세를 모아 다시 미드레벨을 오르기 시작.. 그나저나 홍콩의 직장인들은 이 더위에 긴 팔 와이셔츠를 입고 다닌다. 반바지는 커녕 청바지를 입은 사람도 별로 없다. 실내는 어디든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니 딱히 이상할 건 없지만..   




드디어 도착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의 종착지.. 역시 허무할 만큼 아무 것도 없다. 그래도 꽤 유명한 관광지인데.. 기념품 매장이라도 있을 법 하구만...   




힘겹게 올라와서 마을버스 타고 다시 제자리로 복귀..




시간이 좀 떠서 들어간 홍콩공원.. 레스토랑에서 음료 한 잔을 시켰는데 또 실패.. 도대체 망고쥬스에 뭘 넣은 거야.. 음.. 혹시 망고쥬스가 아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