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학은 상당히 높은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그래도 역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바로 교정에 진입할 수 있다. 내려갈 때 걸어보니, 이 엘리베이터가 없으면 등교에 상당한 차질이 있을 것 같다. 이렇게 홍콩에서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교통수단의 반열에 올라 있다.
방학인데 사람들이 꽤 많다. 근데 대학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 부모와 함께 온 중고등학생들이다. 사실 이런 형태의 대학 탐방은 학생들의 꿈을 구체화시키고 동기를 유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혹시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맹자 어머니처럼 이사까지 가진 못하더라도 한 번쯤 아이 손 잡고 대학 비전 트립을 떠나보는 걸 고려해 보시길..
구내 식당 앞에 있는 천안문 사태 관련 조형물..
구내식당.. 고민 끝에 선택한 메뉴 대실패!!! ㅠㅠ;;
책보다 문구류가 더 끌리는 구내서점..
홍콩대학출판사 서점..
여기저기 용감하게 들어가 기웃거렸지만.. 학생보다 관광객이 많고, 대부분의 건물이 문을 닫아 걸었으며, 박물관, 미술관은 오후 개장이란다. 학교가 텅 비어 있는 느낌이다. 결국 겉만 대충 훑고 돌아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그러니까.. 아무리 바빴어도 홍콩 오기 전에 준비를 좀 했어야 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또 하나의 뷰.. 섬 전체가 경사가 급한 지형이다 보니 세로로 이어지는 길은 거의 이런 식이다. 이러니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같은 기묘한 이동 수단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겠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이런 장면이 끊임 없이 반복된다. 뭔가 더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정말 아무 것도 없이 계속... 하염없이... 쭈욱...
낡은 에스컬레이터보다는 올라가는 동안 횡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거리와 매장들이 이 관광 명소의 진짜 묘미란다.
어쩌다 보니 세 번째 점심.. 배가 고파 대충 골라 들어간 식당 Seirocco.. $267(HKD)
자세히 보지도 않고 런치 세트를 시켰는데, 생선 요리가 나왔다. 쓰읍... 이런 스타일 별로 안 좋아하는데.... 했다가 맛 보고 깜놀!! 천천히 야무지게 싹싹 긁어 먹음.
디저트도 싹싹..
세 번의 시도 끝에 제대로 된 점심을 먹은 기세를 모아 다시 미드레벨을 오르기 시작.. 그나저나 홍콩의 직장인들은 이 더위에 긴 팔 와이셔츠를 입고 다닌다. 반바지는 커녕 청바지를 입은 사람도 별로 없다. 실내는 어디든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니 딱히 이상할 건 없지만..
드디어 도착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의 종착지.. 역시 허무할 만큼 아무 것도 없다. 그래도 꽤 유명한 관광지인데.. 기념품 매장이라도 있을 법 하구만...
힘겹게 올라와서 마을버스 타고 다시 제자리로 복귀..
시간이 좀 떠서 들어간 홍콩공원.. 레스토랑에서 음료 한 잔을 시켰는데 또 실패.. 도대체 망고쥬스에 뭘 넣은 거야.. 음.. 혹시 망고쥬스가 아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