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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20년 후가 궁금해지면... 20년 전에는 상처 잘 나고 예민하기 짝이 없는 문학 소년이었어. 지금도 약간 그런 모습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두꺼워졌지. 무게도 좀 나가고.. 20년 전에는 세상에 대한 불만이 엄청 많았는데.. 정작 하고 싶은 일은 참 없었어. 세상을 바꾸고 싶지도 않았고.. 나른하고 게으르고 뽀송뽀송하고... 아마도 이 무렵 고무신을 끌고 다녔던 거 같아. 겉멋이 잔뜩 들어서... 밤 늦도록 술 마시고 쇠를 치고.. 책을 읽고.. 형체를 알 수 없는 뭔가를 그리워하고 찾아 헤매고.. 지금은 세상에 불만을 가질 여력이 없어. 대신 작은 일에 화를 잘 내지. 그리고 예전에 비해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아졌어. 물론 실행에 옮기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여전히 나른하고 게으르고 뽀송뽀송하다 못해 건조해서 푸석거..
아직 버릴 게 많다... 어제까지 기본적으로 소지하고 다니는 물건의 목록은 다음과 같았다. 핸드폰, 지갑, 아이팟 + 이어폰... 물론 이 목록은 휴대하는 물건들이다. 가방 안에 넣어가지고 다니는 물건의 목록은 따로 있다. 항상 주머니마다 불룩하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주섬주섬 챙겨야 하는 잡다함... 약간 치료를 요하는 상태이긴 하지만, 일단 자체적으로 개선의 노력을 해 보기로 작정했다. 그리고 마침내.. 어제 갤럭시s용 지갑형 케이스를 장만함으로써 지갑과 아이폰을 휴대 목록에서 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상큼하게 이 한 덩어리만 들고 다닌다. 물론 가방은 따로 들어야 하지만.... 버리기 위해서까지 또 하나의 아이템을 소비해야 하는... 이 미련함... 그래도 개선은 개선이다. 지갑형 핸드폰 케이스는 헤링본 제품.. 카메..
어깨를 들썩이며 겨울을 기다리네 뜬금없이 체육 지도서를 맡았다. 남이 하던 작업을 받아 땜빵처리하는 업무에는 이제 이골이 났지만.. 의욕 안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세상엔 스스로 가치 없다고 판단하는 일에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모조리 쑤셔박아야 하는 더러운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내 인생은 그 더러운 경우의 연속이다. 어제 저녁에는 직장 상사에게 교정 보기 싫다고.. 이제 관리만 하고 싶다고... 그럴 짬밥이 됐지 않냐고.. 띵깡을 부렸다. 답답하고 더부룩하지만... 띵깡은 띵깡일 뿐이다. 체육 지도서가 끝나고 12월부터 도덕 문제집을 맡아서 진행해야 한단다. 휘리릭 사라지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고 새벽 여섯시에 집을 나서 두 시간 동안 운동을 한 후 사무실에 들어왔다. 애꿎은 키보드를 노려보지만.... 변하는 건 아무 것도 없다..
루미녹스 시계... 루미녹스(LUMINOX) A.3051.BLACKOUT 차선책은 피하는 게 좋다. 좀 기다리더라도 원래 의도했던 짓을 하는 게 좋다. 그래야 후회하지 않는다. 근데.. 매번 결정적인 순간에 움츠러든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인내심 부족이다. 이 정도면 됐지 싶은 안일함도 문제이다. 꼭 이것저것 따지다가 차선책을 골라놓고 만족하지 못하고 아쉬워 하며 들고 다닌다. 이번에도 원래 갖고 싶었던 F-117 NIGHTHAWK 모델을 포기하고 1/3 가격인 비슷한 물건을 구입했다. 차라리 아예 다른 브랜드를 골랐거나 시계 없이 다니는 걸 택했다면.. 마음이 편했을 텐데.. 이건... 찰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ㅎㅎㅎ 그렇다고 된장남 취급은 하지 마시길.. 시계 얘기가 아니고.. 사는 얘기이다. 하찮은 시계도 이럴진..
이상한 나라에서 올리는 기도 더 몽롱해져야 할까? 꼬질한 현실을 잊으려면...
까먹지 마, 너에겐 날개가 있어
반짝이는 세상을 놓치지 않으려면... 천천히 흐르기! 그리고 무리에서 걸어나와 혼자 되기....
자전거는 삐걱, 허벅지는 삐그덕 정말 오래간만에 자전거를 끌고 집을 나섰다. 오죽하면 자전거 둔 곳을 찾지 못해 지하 1, 2, 3층을 헤매고 돌아다녔을까.. 오늘의 목표는 하트 코스... 한강, 안양천, 양재천을 연결하는 찌그러진 하트 모양의 자전거 코스이다. 코스만 65km에 달하고, 집에서 한강까지 나가는 거리를 더하면 70km가 훌쩍 넘는 만만찮은 거리이다. 그런데도 사전 정보 없이 씩씩하게 출발한 무식한 중년남.. 쯥... 정말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안양천에 접어들기 위해 성산대교를 넘는 중.. 시작은 호쾌했다. 바람은 상쾌하고.. 길도 수월한 편이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까짓.... 나중 일은 닥친 다음에 생각하자는... 덕분에 해가 없어서 오히려 좋았다. 안양천 구일역 근방에서 일행인 강대리를 만나 본격적으로..
여름아, 잘 가~ 그리울 정도는 아니어도... 가끔 생각 날 것 같아.
맥북 프로, 10번째 맥... 군대 가기 전에는 컴퓨터란 게 베이직이란 난해한 언어로 이리저리 선 긋는 거 말고는 별로 할 게 없는 애물단지였는데 갔다오니까 다들 리포트를 컴퓨터로 작성해서 제출하더라. 뭔진 모르겠지만 필요하겠다 싶어 구입한 LC3... 윈도우랑 맥 시스템의 차이를 모르고 그냥 예쁘게 생겨서 구입한 첫 컴퓨터였다. 친구들이랑 데이타 호환이 안되고, 게임도 공유할 수 없을을 알게 된 후 무진장 후회했는데.. 후회도 잠깐, 그 후로도 9대의 맥을 더 구입했다. 처음으로 맥을 구입한지 15년이 지난 2010년 7월 20일... 아이폰 앱 개발 공부를 위해 또 맥북 구입... 핑계는 그럴듯한데 계속 장난감으로 사용 중.. 반성 요망! 13inch MacBook Pro(MC374KH/A) 두께 2.41cm, 가로 32.5cm,..
뉴욕 여행기 17 [귀국] 갈 때와 다르게 올 때는 싱거울 정도로 무덤덤하게... 나리타 거쳐서 귀국. 내일부터는 바로 출근.. 일상 복귀다.
뉴욕 여행기 16 [롱비치] 원래 오늘 계획은 워싱턴행이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급수정... 어디 갈까 고민하다 바다를 보기로 결정! 아침 일찍 매형과 누나는 여행 준비에 정신이 없어서.. 조카들과 집앞에서 잠시 놀았다. "앤디, 에디나... 외삼촌 어때?" ..... "최고!" 1시간 남짓 걸려서 도착한 롱비치... 이제 5월 시작인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네.. 롱비치에서 발견한 뉴욕 최고 간지남들... 팬티 보이게 바지를 내려 입는 건 봤어도.. 저렇게 엉덩이 아래까지 내려 입는 건 처음이다. 이 동네 간지남들의 철칙은.. 팬티는 반드시 버버리!! 바다는 우리나라와 별다를 게 없다.. 하늘도.. 파도도.. 단지 다른 게 있다면 끝이 안 보이게 긴 모래사장... 그래서 롱비치! 그리고 기럭지가 좀 다른.. 인간들! 기럭지가 다른..
뉴욕 여행기 15-4 [브루클린 브릿지 야경] 허둥지둥 브루클린브릿지 밑에 도착했을 때는 해지기 직전... 저물어가는 햇살이 강물에 떠다닌다.. 해가 완전히 저물기를 기다리며 강 따라 조성된 분위기 있는 공원을 산책... 다들 여유롭고 한가한 표정...내 기분까지 노골노골하게 풀어진다. 브루클린브릿지 옆에 있는 맨해튼브릿지... 하늘 색이 변하면서 강물도 드라마틱하게 변해간다. 강 건너 맨해튼 고층 건물들에 불이 켜지기 시작.. 자연의 카리스마 앞에서... 인간이 만든 도시가... 기죽지 않고 아름다울 수 있다니.. 브루클린브릿지에도 불이 켜지고.. 리버 카페에도 화려한 조명이 켜지고... 브루클린의 밤이 깊어간다.
뉴욕 여행기 15-3 [브루클린 브릿지 근처]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바로 브루클린 다리로 직행했다. 화장실 들릴 시간이 없어서 오랫동안 참았더니.. 좀 급한 상황.. 공중변소 없기로 유명한 뉴욕... 이리저리 찾아 헤매다 눈에 보이는 서점에 불쑥 들어갔다. 경황이 없어서 자세히 보진는 못했지만.. 웰빙에 컨셉을 맞춘 특화 서점인듯.. 도서 진열이 자유롭고, 특이한 책들도 눈에 띈다. 중앙에는 작은 무대까지 마련되어 있어서 우리가 들어갔을 때에도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떠들썩.. 자유로운 분위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지역에는 이런 특화 서점이 많이 있다고 한다. 그런줄 알았으면 몇 군데 돌아볼 걸... 여행 떠나 올 때.. 미국의 새로운 출판 경향을 조사해 오겠다고 실장님께 큰소리 뻥뻥 쳤던 게 떠오른다.. 뻥쟁이같으니라구... 아, 일단.. 화..
뉴욕 여행기 15-2 [양키즈 구장] 지나가는 길에 잠깐 뉴 양키 스타디움에 들렀다. 마침 경기가 있는 날.. 게임 시작하기 몇 시간 전인데.. 벌써 거리는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남자, 여자, 할아버지, 어린아이, 인종을 가리지 않고 야구로 하나되는 날... 에너지가 꿈틀거리는 게 느껴진다. 분위기에 취해 양키스 모자를 하나 사겠다고 하니까.. 매형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매형은 보스턴 레드삭스 팬... 삼삼오오 모여서 다들 야구 얘기다. 야구에 관심 없는 사람은 외계인처럼 느껴질 정도.. 무작정 좋은 게 하나쯤 있어야 겠다. 그래야 살아가는 게 지루하지 않을 것 같아. 귀국하면 나도 두산 베어스 유니폼 사 입고 잠실 거리를 활보해 볼까?
뉴욕 여행기 15-1 [클로이스터스] 오늘은 매형과 함께.. 뉴욕 외곽 지역들을 쭉 돌아보기로 했다. 차를 타고 움직이니 부담이 없고... 안 되는 영어 고민할 필요 없으니 마음도 편하다.. 첫 행선지는 클로이스터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분관이다. 맨해튼 북부 포트 트라이언 파크에 있는 클로이스터스는 중세 유럽의 미술과 건축을 주로 다룬다. 심지어 건물도 프랑스의 오래된 수도원 자재들을 그대로 옮겨 와 조합해서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입구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던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조용히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여행의 목적이... 바로 그거였는데.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뭘까?" 대학 졸업 이후 항상 주문처럼 입에 달고 다니던 말.. 부유물처럼 둥둥 떠서 지내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