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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자전거 도로.. 예전엔 기찻길이었는데, 어느새 자전거 도로로 바뀌었다. 그래도 왕년 가닥이 남아 곧고 아득하다. 옆구리에 남한강도 끼고...이길로 충주댐까지 간다는데, 살짝 두근거릴 정도로 근사하다.
북한산 둘레길.. 명상길 구간 그거 알아? 요즘 실내에 있는 건 죄악이야. 거짓말 같으면 당장 나가서 주위를 둘러봐. 주인 없는 가을이 둥둥 떠다닌다고..
커피를 다 마셨으면... 나가야지! 내 입술에 뭔가 문제가 있나? 나이 들어서 그런건가? 근데 이 느낌은 뭐지? 뭔가 아련하고.. 살짝 슬퍼지네. 바닥에 도착하든 도착하지 못한 채 말라붙든 다들 착하게 흘러내렸구나. 잔뜩 얽혀있지만 결국 각자의 길을 가는 형상 때문에 짠해지는 걸까... 그건 그렇고, 이 잔에 리필해달라고 하면 욕 먹겠지?
백수 일기... 첫째날 보름 간의 휴가는 끝났고, 오늘부터 본격적인 백수이다. 말하자면 이제 어떤 직장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법적으로 순결한 백수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사실 아무런 계획이 없다. 무엇을 해야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전혀 준비된 게 없다. 이런 상태가 당연히 두려워야 마땅한데, 무슨 속셈인지 전혀 떨리지가 않는다. 어쩌면 난 날아오르기보다는 진짜 바닥을 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단지 목표는 자유다.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행복할 예정이다. 이런 용기는 이십대 때 휘날렸어야 했는데...
내 감성은 소중하니까.. 나처럼 돈을 아끼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돈을 아낀다기보다는 잰다. 이 돈이면 뭘 할 수 있다고 계산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어 8000원이면 을지로에서 엄청나게 감동적인 냉면을 먹을 수 있는데.. 회사 근처에서 비슷한 금액으로 그저그런 냉면을 먹으면 속이 쓰리다. 15000원이면 쾌적한 환경의 극장에서 캬라멜 팝콘에 콜라까지 마시면서 영화를 볼 수 있고, 30000원이면 새로운 버전의 포토샵을 마스터할 수 있는 책을 구입할 수 있다. 10만원이면 제법 괜찮은 배낭을, 20만원이면 자전거를, 40만원이면 텔레비전 수신 기능이 있는 모니터를, 150만원이면 맥북 에어를 구입할 수 있다. 근데 그 금액으로 그에 걸맞지 않은 수준의 서비스나 제품을 구입해야 할 상황이 닥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렇게..
지치지도 않고... 느껴지시나요?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열어주시면 고맙겠지만, 열어주지 않으셔도 상관없습니다.
너무 심하게 부서지지는 말기를... 떨어지면... 떨어지는 거고, 바닥에 도착하면... 바닥에 도착하는 거고, 구르면... 구르는 거고, 부서지면... 부서지는 거다. 그렇게 뭐든... 인정하면 쉽다.
이 또한 지나가리니... 무슨 생각으로 여기까지 달려왔는지 몰라.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 봐도 여기가 어디쯤인지 가늠을 할 수가 없어. 멈추길 기다렸다는듯이 우르르 몰려드는 피로감... 어깨 위의 먼지 하나까지 부담스러워 진저리를 치는데, 같이 달리던 사람들은 눈쌀을 찌푸리고 혀를 차며 제 갈 길을 가. 더 반짝이는 세상, 더 뜨거운 떨림, 더 의미 있는 만남은 어디 있는 걸까?" 눈을 반짝이며 찾아헤매던 어린 시절은 이제 까마득히 멀어져 기억조차 희미해. 그러게... 애초에 멈춰 선 게 잘못이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생각을 비우고 다시 달리든지, 주저 앉아 끝이 오길 기다리든지...
Wenger Nail Clip 580, 스위스의 날카로운 바람이... 형준씨가 신혼여행 다녀오면서 챙겨온 선물... 무려 스위스, 이탈리아를 다녀왔단다. 달콤한 신혼을 만끽하기도 분주했을 텐데.. 고맙기도 해라. 워낙 멀티툴류의 제품만 보면 환장하는 성향이라 빅토리녹스는 몇 개 있는지 파악도 안 될 정도이고, 마트에서 산 싸구려 멀티툴들까지 합치면 탱크 한 대 조립할 분량이지만... 그래도 또 새 제품 보면 침 질질 흘리게 되는...더구나 이번 제품은 스위스에서 직접 공수해 왔다. 그리고...... 손톱깎기 내장형이다. 히히
생일 챙겨 먹기엔 쑥스러운 나이이지만 가능하다면... 내 또래 대부분이 같은 심정이겠지만, 이제 생일은 반갑지 않다. 그냥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살짝 지나쳤으면 하는 바램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어김없이 또 돌아왔고, 하나둘 선물이 도착하고 있다. 커피메이커... recolte라는 일본 회사에서 만든 KAFFE DUO... 이름처럼 딱 두 잔의 커피를 내릴 수 있는 심플한 제품이다. 망뿐만 아니라 망받침도 분리가 가능해서 씻을 때 기계 전체를 들고 가지 않아도 돼서 편하다.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는 잔 두 개에 공평하게 커피가 내려진다. 양이 좀 작다 싶지만, 하루 한 명씩 특별한 인심을 쓸 수 있어 인간 관계에 도움이 될 거 같다. 직위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오른쪽부터 고도리 순으로 매일 한 명씩에게 돌리기로 했다. 집 근처에서 공수해 온 이디오피..
흐르는 강물에 햇살 한 스푼... 마음에 드는 장소에 있으면 시간이 정지되는 것 같다. 아니 시간이 정지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저무는 햇살에 얼굴이 따꼼거릴 정도로 서 있었던 이촌한강공원.. 강물에 부서지는 햇살은 20년 전 그날 이후 변함없이 나를 설레게 한다.
덕분에 숨 쉴 수 있었어요 한 계절이 가고, 새로운 계절이 시작된다. 내가 기다리던 미래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젠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제발 이번에도 헛발질하는 건 아니기를...
두리번거려도 소용 없어 가슴이 먹먹해지도록 외롭다. 삶은 좁고, 그나마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은 결이 맞지 않고, 시간은 막무가내로 나를 휘둘러 머무르지 못하게 한다. 도무지 혼자이지 않을 여지가 없다.
모기도 아니면서... 왜 뚫고 날아가지 못 하는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을 넘는 남자 선을 넘고 싶은 남자... 선을 넘어야 하는 남자... 선을 넘는 것에 한이 맺힌 남자... 선을 넘어 봤자인 남자... 선을 넘는 것도 식후경인 남자... 선을 넘었다고 속이는 남자... 선을 넘었다고 착각하는 남자... 장난으로 선을 넘는 남자... 선을 넘는 게 습관인 남자... 선을 넘는 꿈을 꾸는 남자... 선을 넘은 기억이 가물가물한 남자... 선을 넘다가 들킨 남자... 선을 넘는 게 천직인 남자... 선을 넘기 위해 지갑을 여는 남자... 선을 넘는 계획을 세우는 남자... 선을 넘는 게 두려워 주저앉은 남자... 넘어야 할 선을 못 찾은 남자... 선을 넘기 위해 몸을 만드는 남자... 선을 넘을 때마다 침을 뱉는 남자... 깜깜할 때는 선을 못 넘는 남자... 선을 넘는 것에 목숨을 건..
날진 못해도 구를 순 있어 날씨가 좋다. 컨디션도 가까스로 정상으로 돌아왔고.. 그래서 오랜만에 구르기 시작.. 쉬지 않고 구르다 보니 어느새 반포대교.. 문제의 세빛둥둥섬이 보인다. 궁금하던 차라 자전거를 세워두고 잠시 둘러보았다. 돈이 많이 들었다는 건.. 그렇다고 치자. 이대로 방치되고 있는 건 정말 욕먹어도 싼 심각한 문제이다. 오지랖 넓은 내 머리는 오늘의 일정을 제쳐두고,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를 고민하느라 부산해진다. 예를 들어.... 평일에는 돈 많은 이들에게 돈 많이 받고 대여해 줘서 파티를 하든 패션쇼를 하든 맘껏 써먹으라고 하고, 거기서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주말에는 온 가족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 한쪽에는 가난한 예술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작품들이 걸리고,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