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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_140703-3 시부야 역에서 한 정거장 내려가면 에비스역.. 에비스맥주박물관이 있는 곳이다! 주류 중에서 맥주를 제일 좋아라 하지만.. 박물관까지 찾아다닐 만큼 사랑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잔뜩 뻐기는 듯한 이 분위기는... 영~ 맥주스럽지 않다. 맥주는 부담 없는 친구같은 술이거든. 힘든 하루 끝에 찾게 되는... 대충 심드렁하니 박물관을 살펴보고.. 샘플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살롱에 안착.. 점심 먹을 때도 맥주 한 잔 했는데.. 망설이다 세 종류의 맥주를 맛볼 수 있는 패키지 선택.. 안주는 차가운 오뎅.. 맛있다! 이것저것 따질 필요 없이... 그냥 맛있다!! 밖은 아직 밝을 텐데.. 6시까지 신주꾸로 가서 일행과 합류해야 되는데.. 일본 도처에는 방사능이 우글우글하다는데.. 맥주를 홀짝거리다 보니 아무 생각 없..
동경_140703-2 다시 하라주꾸.. 이 동네는 지나다니는 사람들 차림새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이 총각은 자전거 타고 출근할 때 이런 패션을 구사해 보면 어떨까 싶어서 몰래 찍었는데... 그래, 일단 다이어트부터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하라주꾸에서 오모테산도 가는 길에는 온갖 명품 브랜드들 매장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매장 디스플레이와 세계적인 감각의 제품들을 살펴보고 싶은데, 정차장님 눈치가 보여서 말도 꺼내보지 못했다. 난 명품을 구입하고 싶은 욕망은 정말 털끝 만큼도 없는데 구경하는 건 정말 좋아라 한다. 생긴 건 정말 컨트리틱한데.. 참 안 어울리는 취미지. 앗, 길게 늘어선 줄 발견.. 뭐지? 팬사인회? 유명 레스토랑? 한정판 신상백 할인판매? 뜬금없게도 팝콘 판매하는 곳이다. 오모테산도 ..
동경_140703-1 어젠 늦게 들어와서 잘 몰랐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숙소가 꽤 괜찮다. 제공되는 아침식사도 마음에 들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백화점하고 대형 서점이 근처에 있어 굳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심지어 교통도 좋다. 원래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오늘의 스케쥴은 오전에 도서전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오후에 서점에 들르는 거였는데, 어제 경험한 바로는 도서전을 하루 더 보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일행인 정차장님과 함께 동경 시내를 돌아보기로 결정.. 이제부턴 가이드 없이 돌아다녀야 하니까 먼저 동경 지하철 노선도부터 익숙해져야 한다. 티켓 발매기 위에 있는 노선도는 일부만 표시되어 있는 거고, 전체를 다 표시하면 아래와 같다. 우에노, 도쿄, 신바시, 시부야, 신주쿠, 이케부쿠로가 여러 노선이 ..
동경_140702-2 도서전 보고 난 후 피곤에 찌든 몸을 이끌고 저녁 먹으러 이동... 아직까지는 여기가 일본인지 여의도 어디쯤인지 분간이 되질 않는다. 해 저무는 레인보우 브릿지.. 사실 도쿄는 서울보다는 부산 느낌이 많이 난다. 여기는 해운대 근처와 비슷한 느낌. 일본에서 먹은 첫 식사는 스키야키..얇게 저민 고기를 야채 두부 등과 함께 익힌 후 날계란에 찍어 먹는 요리.. 서울에서 먹을 때는 꽤나 고급요리로 여겨졌는데, 여기서는 동네 식당에서 김치찌개 먹는 느낌이다.맛이 없는 건 아닌데, 딱히 맛있다고도 할 수 없는.. 평소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 뱃속에 들어가니 비로소 외국에 나와 있다는 실감이 든다. 근데 오래 전에 방문했을 때의 일본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그때는 비정상적으로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시내 전..
동경_140702-1 6월 17일, 동경도서전에 가게 될 수도 있다는 언질 받음.. 6월 20일, 서울국제도서전 참관.. 6월 26일, 일정표와 방배정표 공유.. 7월 1일, 출장비 수령.. 7월 2일, AM 8:00 인천국제공항 집결 그리고 AM 10:10 출발(KE703).. 그렇게 얼떨결에 동경도서전 출장이 시작되었다. 해외 도서전은 처음이라 잔뜩 기대에 부풀었지만, 차분하게 인터넷 검색조차 해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대강의 스케쥴도 파악이 어려웠다. 3일 내내 봐야 할 만큼 큰 도서전일까? 얼마나 많은 책들을 만나게 될까? 소화하기 어려울 만큼 방대한 정보가 밀려들면 어쩌지? 노트북, 카메라, 핸드폰 배터리는 부족하지 않을까? 원래 비행기만 타면 심장이 1.25배 속도로 뛰기 시작하는데, 이런 저런 상념으로 잠도 오지..
한 발짝 떨어져야 비로소 보인다 그러니까 밑도 끝도 없이 섞여서 허우적대지 말고 가끔 빠져나와 혼자가 되어야 한다.
날 찾을 수 있겠니? 난 여기 이렇게 숨어 있을 거야. 제 아무리 너라도 이 중에서 날 찾아내진 못하겠지. 난 그냥 평범한 우산처럼 보일 테니까.
강화도 해질 무렵, 조금 먼 곳을 바라보는 시간...
또 봄, 딱히 기다리진 않았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햇살이 좋다. 음악 틀어 놓고 멍하니 앉아서 책을 읽다가 갑자기 내가 타고 있는 시간의 흐름이 느껴져서 멀미가 났다. 그리 싱싱한 상태는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비교적 선명한 내 색깔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부해 왔는데, 최근 들어 그 자신감을 잃고 있다. 원인이 뭘까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두리번거릴 여유조차 없이 바짝 긴장한 최근 상태 때문인 거 같다. 부디 릴랙스...
움직이지 않으면 나오지 않아 눈 덮인 덕유산에서 찍어 오신 새로운 사진들이 아버지 블로그에 올라왔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환상적인 풍경에 오랜만에 사진 찍고 싶은 열망이 끓어 오르는데 추워서 나가기는 싫고, 만사가 귀찮은 마음에 책상 위에서 비교적 이쁘게 생긴 녀석들을 골라 이러저리 세워놓고 촬영.... 아무래도 비교되긴 한다.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끝의 시작 지금까지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가두고 있는 줄 알았던 벽이 사실은 비와 바람에서 나를 보호해 주는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음. 이것이 2012년의 소소한 성과.. 그것도 모르고 미련스럽게 박차고 나왔으니 이제 올해의 목표는 지치지 않는 것, 내년의 목표도 내후년의 목표도 지치지 않는 것.. 그래서 결국 살아남는 것..
꽃은 공중에 떠서 피지 않는다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지 모르겠어. 이건 싫고 이건 불편하다고 고개를 설래설래 내저으면서 까마득히 멀리 있는지 없는지도 확실치 않은 뽀샤시한 꿈만 고개를 잔뜩 꺾고 올려다 보고 있는 중인 것 같아. 거기가 정말 원하는 곳인지, 거기까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거기에 도달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지금 당장 옆구리를 찌르는 하찮은 욕구에도 툭툭 꺾여 가면서 괜히 아까운 시간만 축내고 있잖아. 젠장!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야. 푸석푸석한 흙속에 파고들어 나에게 필요한 습기와 양분을 찾는 것부터...
벗어나려면 멀리 가야지
깜빡깜빡깜빡깜빡깜빡깜빡깜빡깜빡깜빡 교신 시도 중... 이제 그만 뜸들이고 오란 말이야!
모기의 최후... 2012년 11월 10일 새벽 2시 54분.. 사망 죽기 직전 내 종아리와 왼쪽 귀 뒤에서 양껏 피를 빨아드셨으며, 뒤늦게 눈치 채고 불을 켰을 때 침대 옆 벽면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음.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감전에 의한 쇼크이며, 사망 후 두 차례의 전기 세례를추가로 받아 노가리 타는 냄새를 풍겼음. 비록 피를 나눈 사이지만 이 죽음에 대한 특별한 감흥은 없음. 다만 추워지면 모기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라는 상념에 잠시 빠짐. 설마 강남에 가는 건 아닐 테고.. 어딘가 음습한 곳에 거꾸로 매달려 있다가 여름이 되면 다시 나타나는 걸까? 아니면 알의 상태로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걸까? 검색을 해 볼까 망설이다가 알아봤자 큰 도움될 일 없을 것 같아 과감하게 호기심을 접음. 11월인데.. 지..
파주... 하늘 색이 살짝 변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여기 서 있었다. 기대에 가슴이 부풀어 하늘이 가장 잘 보일 장소를 찾아 뛰어 다녔고, 결국 찾아낸 곳이 여기이다. 해가 저물고.. 하늘이 짙어지고.. 멀리 붉은색 띠가 형성되는 과정을 한 시간 넘게 지켜 보았다. 이 과정이 새삼스럽게 놀라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시간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걸 보면.. 난 아직 살아 있는 것이 분명하다. 다음에는 어디 서 있어야 할까? 정해진 순서에 따르지 않고, 매 순간 기대를 하며 살아가는 일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충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