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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유 없이 속 쓰린 날엔 쌀국수.. 헐.. 드디어 찾았다. 내 입맛에 딱 맞는 쌀국수집. 신촌 창서초등학교 앞쪽에 있는 미분당!! 가게는 좁은데 손님이 많아서 40분 줄 서서 기다렸다 먹음. 근데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 집 앞에 내 맘에 똑 드는 카페와 칼국수집, 쌀국수집을 찾았으니 이제 비빔국수집만 찾으면 완성이다.
걷지 않을 이유가 없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잠수대교 남단에서 내렸다. 하늘 좀 보다가 다시 버스 타고 집에 올 생각이었는데, 괜히 터벅터벅 걷기 시작해서 급기야 마포대교까지 왔다. 출발 지점부터 본의 아니게 함께 걸은 양산 쓴 아주머니를 한강대교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추월하지 못했다. 그래도 시간은 따라잡을 수 있을 만큼 느리게 흘렀고, 세상은 오랜만에 충분히 선명했다. 걷다 보면 자질구레한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제법 오랫동안 생각을 이어나갈 수도 있다.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들이 삐그덕거리며 움직이게 되고, 넘쳐나는 칼로리들이 소모되며, 무엇보다 핸드폰을 들여다 볼 수 없다. 더구나 한강에는 공짜로 걷기 미안해질 정도의 품질 좋은 길이 마련되어 있다. 도대체 걷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잠수대교 북단에서 마포대교까지 ..
구해줬어야 했나? 날 원망하진 않았겠지?형광등 박스 안에 들어간 파리가 세 시간째 웽웽거리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제 발로, 아니 제 날개로 날아들어간 길을 못찾는 미련한 생물이라고 혀를 차다가도 괜히 동질감 비슷한 감정이 들어 신경 쓰인다. 박스를 열어 구해줄까 세 시간째 고민 중인데, 그 또한 주제 넘은 간섭인 것 같아 망설이고만 있다. 예기치 못한 파리채에 맞아 박살나는 것보다는 헛된 희망이라도 품고 날개짓하다 생을 마치는 게 좀 더 나은 삶 아닐까? 결국 자리를 피해주기 위해 불 끄고 밖으로 나와 거실에서 잠을 청한다.
옥탑방에 밤은 깊어... 전망 하나 보고 집을 구했는데, 정작 옥상에 나갈 여유가 없다. 퇴근하자마자 부랴부랴 옷장 맨 아래 서랍에서 구겨진 날개를 꺼내 옥상 귀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겨드랑이 아래쪽에 다시 붙여보려고 애를 쓰지만, 체중이 불어서 그런지 잘 붙지 않는다. 날개가 제대로 붙어야 밤하늘을 날카롭게 가르며 제비처럼 날아오를 텐데. 그래야 걸어서는 차마 가기 힘든 "소금빌라"에 가볼 수 있을 텐데. 음침한 언덕 위에 피어 있는 그 빌라 주차장에는 말라비틀어진 심장 하나가 먼지처럼 굴러다니고, 수챗구멍 어딘가엔 백만 년 전에 흘린 영혼 몇 방울이 무심히 고여 있을 텐데. 날개가 제대로 붙어야 잃어버린 심장과 영혼을 회수해 올 텐데. 옥상 귀퉁이에 앉아 밤이 깊도록 구겨진 날개와 씨름하지만 피둥피둥한 내 겨드랑이엔 날개를 붙..
반려나무, 내가 채식주의자가 될 수 없는 이유... 나는 동물보다는 식물에 더 동질감을 느끼고 교감도 깊은 편이다. 인간의 좋은 친구이기 때문에 개를 먹으면 안 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면 내 입장에서는 식물 역시 먹으면 안 된다. 물론 배추나 깻잎을 보며 친구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꽤 오랫동안 사귄 나무가 최소한 인간 친구보다 많다. 한강 둔치에 서 있는 아래 나무 역시 사귄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첫눈에 반해 꾸준히 찾고 있는 친구 중 하나이다.
억새가 바람에 흔들린다. 그래서 세상은 축제란다...
내 안에 너 있다 안녕! 난 니 뱃속에 있는 똥이야.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아직 니 일부라고 할 수 있지. 손가락이나 눈알이 니 일부이듯이... 물론 내일 아침에는 너를 벗어나게 될 거야. 넌 몇 시간 동안 니 뱃속에 품고 있는 나를 생전 처음 보는 끔찍한 것인양 찌푸리며 흘깃 살펴보고 미련없이 흘려보내겠지. 사실 좀 억울해. 난 니 뱃속에 들어가기 전에는 사과의 일부였고, 고등어의 일부였거든.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달게 익어가던 내가, 깊은 바닷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던 내가 어쩌다 니 뱃속에 들어가 이런 몰골이 됐는지... 아니, 됐어. 너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해 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공치사 따위 듣고 싶지 않아. 그냥 나를 혐오스런 눈으로 쳐다보는 것만 참아줬으면 해. 비록 몇 시간이었지만 우리가 한몸이었다..
방전됐을 때 충전하기 좋은 단골 카페... “카페는 집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단점은 모두 치운 공간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근사한 분위기의 카페는 집보다 더 나은 휴식과 창조적 영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실제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카페에서 수많은 예술작품이 태어났고, 세상을 바꾼 철학과 문학이 태동하기도 했다. 볼테르, 빅토르 위고, 벤자민 프랭클린, 카뮈, 사르트르, 보부아르, 에디트 피아프, 헤밍웨이, 피카소, 반 고흐, 모네, 몬드리안, 만 레이, 앙드레 말로, 생텍쥐페리, 발자크, 조르주 상드... 이 쟁쟁한 인물들이 르 프로코프, 카페 레뒤마고, 카페 드 플로르 등 파리의 작은 카페에 모여 앉아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성장했다는 사실만 봐도 인류 문화에 카페라는 공간이 끼친 영향이 결코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천재도 비..
인생은 욕망이라는 빈 항아리를 채우는 과정... 스트라이다 5.1QR+ 마크 샌더스라는 영국 디자이너가 만들어 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삼각형.. 기어가 없고 노면 상태가 적나라하게 허리로 전달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5초면 완벽하게 접히고 접힌 상태에서 이동이 용이하며 길이 울퉁불퉁하지만 않다면 쾌적한 주행감을 선사하는 산책용 자전거.. 무엇보다도 어느 하나 더하거나 뺄 부분이 없는 깔쌈한 디자인이 최대 강점이다. 안타깝게도 내가 타면 서커스단 곰 같은 비주얼이 조성된다는.. 2014년 3월 13일 구입 후지필름 X100S 한때 카메라 장비 갖추는 게 인생의 목표였던 시기가 있었다. 돌이켜 보면 어찌나 미련한 짓이었는지.. 시간과 돈을 쏟아부어 남은 건 십만 장에 가까운 비슷비슷한 사진들뿐이다. 중요한 건 뭘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뭘 보느냐인데 지..
동경_140705-3 나리따 신쇼지 뒤편에 있는 공원.. 일본에서의 마지막 일정이다. 3개의 연못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일본식 정원으로 수백 그루의 매화나무, 벚나무, 은행나무, 단풍나무가 연못 주변에 정교하게 심어져 있어 계절별 자연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한국식 정원의 특징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조화의 아름다움, 일본식 정원의 특징은 정교하게 계산된 인공적인 아름다움이라고 들었는데, 이 산책로는 자연과 인공의 딱 중간지점에 있는 것 같다. 아주 섬세한 손길로 수없이 매만져 마치 원래 그랬던 것처럼 의뭉을 떤다고나 할까. 절 밖에는 혼이 빠질 만큼 떠들썩한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데, 불과 백여 미터 떨어진 뒤뜰은 무려 이 지경이다. 이런 반전이 마음에 든다. 뒤늦게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 안쓰러울 정도로 종종거렸던 ..
동경_140705-2 나리타산 신쇼지(成田山新勝寺) : 나리타 공항에서 전철로 10여 분 걸리는 곳에 위치한 불교 사원. 1,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 절에는 에도시대에 세워진 건물들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데, 그 중 다섯 개는 일본의 중요문화재란다. 첫번째 중요문화재인 니오몬.. 절의 입구이다. 1831년에 재건했으며 좌우에는 밀적금강과 나라연금강이 봉안되어 있다. 절에 들어가기 전에 손과 입을 닦아내는 의식.. 먹는 물 아님! 1968년에 건립된 대본당.. 호마기도를 하는 중심도장이다. 호마는 본존인 부도명왕에게 기도하는 진언밀교의 비법이다. 공양물을 바친 신도를 위해 호마기라고 하는 나무장작을 태우는데, 호마의 불은 부동명왕의 지혜를 상징하고 나무장작은 번뇌를 상징한다고 한다. 매일 아침 일찍부터 행하는 호마..
동경_140705-1 오늘 일정은 1. 이온몰이라는 거대 쇼핑몰에서 선물을 사고 2.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간단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운 후 3. 근처 절에 들러 산책 좀 하다가 4. 나리타 공항으로 가서 귀국하는 거라고 들었다. 얼핏 듣기에는 꽤 널널하게 짜여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게 결코 만만치 않다. 먼저 2013년 일본 최고 히트 상품 중 하나라는 이온몰은 그 규모가 정말 어마무시하다. 대충 둘러보는 데에만 반나절은 걸릴 것 같은 곳에서 최소 오십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나눠 줄 선물을 구입해야 했다. 주어진 시간은 불과 한 시간..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러닝맨 미션 수행하듯 뛰어다녔지만, 결국 문구 코너 하나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다. 물론 사진을 찍을 여유 따위도 없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
동경_140704-3 하루 일정을 마치고 피곤에 쩔어 호텔에 도착... 잠깐 쉬었다가 저녁을 해결하려고 밖에 나왔는데, 뭘 먹어야 할지 막막하다. 호텔 식당에서 대충 때울까 하다가 이왕이면 여행자 느낌을 내보고 싶어 이케부쿠로를 샅샅이 헤집고 다녔다. 라면은 실패할 확률이 높고, 패스트푸드는 안 땡기고, 진짜 먹고 싶은 건 스시나 초밥이지만 들은 얘기가 많아 참기로 했다. 결국 수십 개의 음식점을 기웃거린 끝에 쭈볏거리고 들어간 이탈리안 레스토랑. 부담 없는 까르보나라를 시키려다가 옆자리 커플이 먹고 있는 스테이크에 필이 꽂혔다. 수십 장에 달하는 메뉴판에서 간신히 스테이크라고 써 있는 메뉴를 찾아 고르긴 했는데.. 현빈을 약간 불려놓은 듯한 얼굴의 웨이터 녀석은 뭐 하나 대충 넘어가는 게 없다. 그냥 알아서 갖다주면 좋으련..
동경_140704-2 아무래도 계획에 없던 여행이라 정처가 없다. 동경대에서 나와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가까운 나가타초 역에 내렸는데, 여긴 일본의 입법, 사법, 행정의 중심지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다. 여긴 참의원.. 일본 국회를 구성하는 양원 중 하나로 상원에 해당한다. 들어가 볼까 기웃기웃 하다가 절차가 복잡해 보여서 포기.. 여긴 국회도서관.. 마침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잠시 피신.. 방사능이 무서워 빗방울 하나 튀는 것도 질겁을 하게 되는데, 여기 사람들은 다들 우산도 없이 다닌다. 진짜 괜찮은 걸까? 다행스럽게도 쏟아지지 않고 흐지부지 멈춰 서둘러 지하철 역 찾아 이동.. 여긴.. 일본 천황이 산다는 궁, 해자가 둘러싸고 있고 건너편도 나무와 성으로 가로막혀 있어 안은 어..
동경_140704-1 오늘은 공식 일정 없이 자유여행.. 컨디션이 안 좋은 정차장님은 가이드가 마련한 코스를 따라갔고, 나는 비행기 탈 때부터 마음 먹었던 동경대학교를 방문하기 위해 혼자 출발.. 맘 같아선 그냥 호텔방에서 하루 종일 뒹굴고 싶구만... 동경대학교에 가려면 도다이마에(동대앞)역에 가야 한다. 이케부쿠로역에서 마루노우치선을 타고 세 정거장 지나 가스가역에서 내려 난보쿠선으로 갈아타고 한 정거장만 더 가면 된다. 참 간단한데.. 한 시간 넘게 헤맸다. 하긴 서울에서도 10분이면 도착할 목적지를 1시간 넘게 걸려 도착하는 게 예사인 병적인 길치니까 이 정도면 양호한 거라 할 수 있다. 겨우겨우 도착한 동경대학교.. 수위실이 고풍스럽다 못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다. 새로운 것을 익히고 발전시키는 게 주임무인 대학교가..
동경_140703-4 각각 따로 하루 일정을 보낸 일행들과 만나 저녁을 먹기 위해 신주쿠역에 도착. 저쪽에 보이는 게 다카시마야 타임스 스퀘어.. 도큐핸즈라는 재밌는 쇼핑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미적대다가 약속시간에 늦을 뻔 했다. 약속 장소는 키노쿠니아 서점.. 꽤 큰 서점인데, 1층 만화 매장 말고는 손님이 손에 꼽을 정도이다. 동병상련... 신주쿠에 있는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후 야경을 보러 롯폰기힐스 모리타워에 가려고 했는데.. 밥 먹다 우리 얘기를 들은 모 출판사 대표님께서 야경을 볼 거면 동경도청으로 가라고 추천해 주심.. 모리타워 전망대는 입장료가 1500엔, 동경도청 전망대는 무료라는 말에 바로 행선지 변경.. 게다가 동경도청은 신주쿠에 있단다. 택시 타고 바로 이동~ 동경도청 전망대에서 본 동경은 생각보..